‘신구에이스 충돌’ 양현종-주권, 한 순간 가려진 명암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황석조 기자] 전통의 에이스와 떠오르는 신예가 정면승부를 펼쳤다. KIA 양현종과 kt 주권의 맞대결. 초반에만 하더라도 팽팽한 흐름이 예상됐지만 중반을 기점으로 승부는 쉽게 양현종 쪽으로 흘렀다.
6일 수원에서 펼쳐진 KIA와 kt의 대결은 무엇보다 선발투수 맞대결이 관심사였다. 통산 커리어를 비교할 순 없지만 올 시즌 흐름만큼은 주목할 만한 승부였다.
KIA를 넘어 국내를 대표하는 에이스 양현종. 전반기 반환점을 돈 가운데 올 시즌 초반 불운한 시간을 보냈다. 5월까지 1승을 얻는데 그쳤다. 어느 순간부터는 스스로도 에이스답지 못한 부진함까지 이어졌다. 6월 이후 서서히 기지개를 폈다. 다섯 번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했다. 실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내용 측면에서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kt 선발 주권은 그야말로 이번 시즌 떠오르는 신예다. 선발로 안착하더니 지난 5월27일 넥센전에서 구단 최초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두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에도 3승을 더 거뒀다. 외인투수들이 실망스런 시즌을 보내고 있고 다른 토종 신인들조차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나온 급성장. 최근 기세만 봤을 때는 kt의 에이스는 주권아니냐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신구에이스의 정면승부. 며칠 째 이어진 우천순연으로 인해 성사된 대결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양현종의 압승이었다.
시작은 팽팽했다. 3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양현종은 kt를 상대로 1회말 만루위기를 겪었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주권 역시 2회초 무사 1,2루 찬스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들을 잘 처리했다. 여기까지는 숨 막히는 투수전이 예고됐다.
그러나 4회초 반전이 생겼다. 주권이 급격히 흔들린 것. 선두타자 김주찬을 볼넷으로 내준 뒤 이범호에게 투런 포를 얻어맞았다. 필을 잡아냈지만 타구의 질이 좋았다. 이후 서동욱에게 안타, 나지완에게 몸에 맞는 공, 이홍구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다시 한 번 만루위기에 봉착했다.

kt의 떠오르는 에이스 주권(사진)이 4회를 버티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결국 강한울에게 적시타 및 노수광에게도 볼넷을 기록하며 밀어내기 실점까지 이어졌다. 4회를 마치지 못한 채 조무근에게 마운드를 넘길 수 밖에 없었다. 이날 총 실점은 5점이 됐다.
지난 29일 이후 7일 만에 선발 등판한 주권은 한 순간 급격히 흔들리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양현종은 에이스의 위엄을 과시했다. 1회와 6회 위기가 있었지만 실점은 없었다. 매끄러운 피칭으로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켜냈다. 시즌 4승을 챙긴 양현종은 시즌 초반에 비해 나아진 전반기 후반을 스스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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