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방조' 함께 탄 부인 첫 사법처리

'음주운전 방조죄' 첫 처벌사례가 나왔습니다. 함께 술을 마신 뒤 남편의 음주운전을 제지하지 않고 차에 탄 부인에게도 사법처리를 하겠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입니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동갑내기 부부인 서 모씨(24)와 김 모씨는 지난달 11일 오후 인천 구월동에서 소주 1병식을 마신 뒤 대리기사를 부르지 않고 남편 서씨가 운전대를 직접 잡았습니다. 부인 김씨도 이를 묵인하고 조수석에 탑승해 구월동 인천시청에서 1㎞가량을 운전하다 중앙선을 침범해 좌회전을 시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반대편에 멈춰 선 차량의 좌측 앞부분을 가격하는 추돌사고를 야기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음주 측정이 이뤄졌습니다. 당시 서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82%로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탄 차량에 기록된 블랙박스 사고 영상과 이들 부부가 함께 술을 마셨던 사실등을 확인한 뒤 남편뿐만 아니라 김씨에게도 음주운전 사고를 야기한 간접책임이 있다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경찰관계자는 "남편이 음주로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점을 확인했음에도 부인이 부작위에 의한 방조로 상대편 차량까지 피해를 주는 사고를 야기했다"며 "법리 검토를 거쳐 부인 김씨에게도 음주운전 방조죄를 적용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김씨의 경우 음주운전을 지시했다기보다는 이를 단순 방조한 사례"라면서도 "단순 방조행위도 통상 음주운전 처벌 기준의 절반에 해당하는 1년 6개월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처벌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