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웃 간 층간소음 갈등이 살인사건으로 번졌다.
경기 하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5시 50분께 경기 하남시 23층짜리 아파트에서 아랫집에 사는 30대 남성이 위층 노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인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A(68)씨 부부의 집으로 아랫집 김모(34·무직)씨가 흉기를 들고 갑자기 들이닥쳤다.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팔과 옆구리 등을 찔린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복부를 크게 다친 A씨 부인(67)은 숨졌다.
김씨는 범행 직후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도주한 상태다. 1년 전 이 아파트로 이사 온 A씨 부부는 김씨와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감정이 악화됐다. 주말마다 A씨 부부 집으로 손주들이 찾아오곤 했는데, 그때마다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직전 김씨는 A씨 부부와 다툼은 없었지만 가족들이 외출한 틈을 타 흉기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가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도주한 김씨를 뒤쫓고 있다”라며 주변인 진술 등으로 볼 때 층간소음이 사건의 발단이 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세한 범행 동기는 김씨를 붙잡아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층간 소음 분쟁이 강력 범죄로 일어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7월 17일 오전 0시 20분 부천 원미구 한 연립주택 앞에서 B(49)씨가 아래층에 사는 C씨(21)와 C씨 어머니(50)에게 흉기를 휘둘러 C씨가 숨지는 사건이 있었고, 같은해 9월 대구에서도 층간소음을 견디지 못하겠다”라며 한 50대 남성이 집안에 설치된 가스 밸브를 열었다가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이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4년 간(2012년∼2015년 6월) 소음 관련 민원 및 처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층간소음 민원은 2012년 7021건에서 2013년 1만5455건으로 급증했고, 2014년에도 1만6370건으로 증가했다.
[지홍구 기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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