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사전 빠지고 휴대폰 수비비 넣고
통계청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들어가는 품목을 시대상에 맞춰 전면 개편한다. 이는 5년 주기로 하는 정기 개편의 일환으로, 조사품목과 가중치 등을 재조정하는 작업이다.
통계청은 1일 소비자물가지수의 조사 품목을 2015년 기준으로 잠정 선정했으며 오는 12월 30일까지 가중치와 함께 확정해 개편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잠정적으로 선정한 조사 품목을 토대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이날 내놓은 소비자물가 조사 품목의 변화는 바뀐 시대상을 반영한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국민들 소비가 늘어난 품목은 대폭 반영하고,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발달로 필요가 없어진 품목은 빼는 방식이다. 일단 2010년과 비교해 지난해 새롭게 출현한 상품이거나 지출이 늘어난 품목 가운데 2015년 1인당 월평균 소비가 231원 이상인 것이 대상이다.
먼저 통계청은 노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보청기, 치과구강용 약 등을 새롭게 넣을 계획이다. 또한 건강과 여가에 관심을 많이 쏟는 사회 변화를 반영해 헬스기구, 건강기기렌탈비, 휴양시설이용료 등도 새롭게 추가해야 할 품목으로 꼽혔다. 이 밖에 식습관 변화로 소비가 늘어난 현미, 블루베리, 아몬드 등의 가격을 새롭게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반면 생활상과 식습관 변화로 소비가 줄어든 상품은 대폭 제외한다. 잡지와 사전은 스마트폰 출현에 따른 소비 감소로 제외되며 커피크림은 원두 커피 소비가 늘어나면서 지출액이 줄어 빠질 계획이다. 또한 피망은 새롭게 추가하는 파프리카로 대체하기로 했는데 식습관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이 밖에 예방접종비는 국가가 무상으로 제공하는 범위가 높아지면서 제외하며, 세면기는 개별 가구가 구입하기 보다는 리모델링할 때 일괄 구입하는 소비가 커 빼기로 했다.
우영제 과장은 소비자물가지수를 개편하면 다소 물가가 오르는 경향을 띤다”면서도 가중치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두달 연속 0%대 상승에 그쳤다고 통계청이 이날 밝혔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고공행진하던 신선식품 가격도 다소 안정세를 보인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8%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를 주로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2∼3월 9%대까지 치솟으며 불안한 양상을 보였지만 지난달 전년 대비 1.7% 하락했다.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