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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의 신’종영②] 이상엽, 주연보다 빛난 조연의 힘
입력 2016-07-01 09:33 
사진=국수의 신 캡처
[MBN스타 김윤아 기자] 배우 이상엽, 그는 계속 해서 진화중이다.

KBS2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에서는 코믹한 사랑꾼을 맡더니 tvN ‘시그널에서는 180도 바뀐 모습을 보여줬다. 섬짓한 사이코패스 역할을 맡았던 이상엽은 당시 특별출연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리고 SBS 예능 ‘정글의 법칙에서는 공현주의 연인으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만들었다.

자칫, ‘누군가의 연인이라는 그림자에 그칠 수 있었던 이상엽은 최근 들어 다채로운 매력으로 대중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특히 KBS2 수목드라마 ‘국수의 신은 ‘이상엽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가 따로 붙을 정도다.

극중 어린 시절부터 태하(이상엽 분)의 세상엔 오직 친구밖에 없었다. 살인자의 피를 물려받고 고아가 된 그의 삶에선 모든 결정의 이유가 친구였고 그들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다.

여경(정유미 분)을 대신해 꿈마저 포기한 채 교도소에 들어감은 물론 괴물의 성 궁락원에 들어간 명이(천정명 분)를 더욱 가까이서 지키기 위해 궁락원에 스스로 발을 들였다. 태하는 친구들에게 때로는 마음에도 없는 가시 돋친 말을 퍼부으며 강해진 척 했고 때로는 진심을 담아 회유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태하의 간절한 진심은 끝끝내 무명과 여경에게 닿지 못했다. 두 사람은 복수와 욕망을 쫒느라 앞만 보고 달렸고 김길도(조재현 분)와 함께 점점 괴물이 되고 말았다. 태하는 괴물과 싸우기 위해 괴물로 변해가는 친구들이 타락하는 것을 막으려 꾸준히 신호를 보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싸움이 된지 오래였다.

결국 태하(이상엽 분)는 소태섭(김병기 분)이 다해(공승연 분)를 납치했다는 사실을 알고 단숨에 달려갔다가 죽음에 이르렀다. 그는 소태섭의 모든 죄목이 담긴 비밀문서를 넘기는 대신 여기서 끝내 달라며 스스로 목숨을 내놓은 것이다.


'국수의 신'에서 이상엽은 아버지의 죄를 스스로의 원죄라 믿고, 자신 스스로를 희생하고 고통받는 인물을 연기했다. 불행한 성장배경과 삶 속에서도 자신이 믿는 신념과 가치관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 강인한 카리스마의 태하는 이상엽을 통해 재탄생됐고 시청자들은 이상엽 덕에 ‘태하의 삶에 녹아들 수 있었다. 이뿐인가. 사랑 앞에서는 한 없이 절절한 순정남으로 변신했고, 그래서 더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그려졌다.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는 시청자들이 이상엽이 짓는 슬픈 눈동자에 매료돼, 감정선에 푹 빠져들기도 했다.

한편 ‘국수의 신은 복수라는 소재로, 뻔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도 있었지만 감각적이고 신선한 연출을 더해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후속작으로는 ‘함부로 애틋하게가 방송될 예정이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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