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왜 가냐고 묻지 마세요···퇴근 후 카톡 안돼요

재계와 정부가 함께 ‘일·가정 양립을 위한 기업문화 개선에 나선다.
전경련·대한상의·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지난달 30일 고용부 등과 함께 ‘제 2차 일·가정 양립 민관협의회를 열고 기업문화 4대 캠페인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4대 캠페인은 ‘휴가 사유 묻지 않기, 근무시간 외 문자 금지, CEO 동참 문화개선, 일·가정 양립 권장·금지어 선정이벤트 등이다.
휴가사유 묻지 않기는 말 그대로 휴가를 신청할 때 이유를 적어내야하는 관행 등을 바꾸자는 것이다. 이유를 적다보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휴가를 제대로 가기 힘든 상황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작은실천에서부터 일·가정양립을 실현하자는 상징적 취지의 캠페인이란 것이 노동부의 설명이다.

근무시간 외에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 등을 금지하는 캠페인도 시작한다. 퇴근 후에도 끊이지 않는 문자·카톡·이메일을 원천적으로 막자는 취지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개인 차원에서 거부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기관 차원에서 공통 문자를 만들어내는 이를 적용하는 작업부터 선행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모든 직원들이 퇴근 후의 문자에 대해서는 ‘근무시간 이외의 업무 연락에 대해서는 내부규정상 부득이 응답할 수 없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라며, 근무시간에 다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답변을 하자는 것이다. 이미 LG 유플러스는 오후 10시 이후 업무 관련 카톡을 금지하는 등 기업들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협의회에서는 또 CEO들이 참여하는 릴레이 서명 등도 추진한다. 기업문화의 개선은 CEO의 의지가 없어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일·가정 양립을 금지어와 권장어를 공모하는 캠페인도 진행한다. 예를 들어 회식에 참여하기 싫어하는 동료에게 ‘저녁만 먹고 가 라고 하는 것등은 금지해야 한다는 것.
한편 정부에서는 남성의 육아·가사 참여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수단들도 제시했다. 일례로 남성 육아휴직이 ‘0명인 공공기관·대규모 사업장에 대해 개선을 적극적으로 독려키로 했다. 또 모성보호 등 근로감독법 위반 정도가 심한 30사를 대상으로 한 기획 감독 실시 등도 추진한다.
[정욱 기자 / 서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