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투탕카멘 묘에 비밀의 방 있다" 과학계 의문 제기
입력 2016-06-30 07:30 
투탕카멘/사진=연합뉴스
"투탕카멘 묘에 비밀의 방 있다" 과학계 의문 제기



고대 이집트의 왕 투탕카멘이 묻힌 피라미드에 '비밀의 방'이 존재한다는 이집트 정부의 발표에 과학계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해 11월 레이더 스캔 결과를 토대로 투탕카멘 묘에 비밀의 방이 있다고 발표해 이 방이 고대의 미녀 왕비 네페르티티의 무덤이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은 "조사 결과의 모든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발표 내용에 대해 점차 의심을 품고 있습니다.

이집트 정부가 올해 초 월간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발간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협회(NGS)에서 신형 지층 레이더를 동원해 실시한 두 번째 검사 결과를 제출받고도 아직 공개하지 않아 이런 의구심을 키웠습니다.


NGS는 비밀엄수 조항에 따라 레이더 검사 결과에 함구하고 있습니다.

조사를 수행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지구물리학자 딘 굿만은 "만일 비어 있는 공간, 빈방이 있다면 레이더의 반향이 강력했을 텐데 그런 것은 없었다"며 "비어 있는 공간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고고학을 위한 투시 레이더'라는 제목의 책을 낸 덴버 대학교의 로런스 코너스 교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팀이 와서 최신형 장비를 사용해 두 세트의 데이터를 수집했다"며 "비어 있는 공간이라고 여겼던 벽을 스캔했고, 사방 모든 벽의 표면을 거듭 스캔했지만, 내가 알기론 비어 있다는 신호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조사에 정통한 한 과학자는 "이집트인들은 지금 흥분해 환각에 빠진 나머지 점점 '정치적 중독'으로 향하는 상태"라고 꼬집었습니다.

애초 피라미드에 비어 있는 공간이 있다는 주장은 피라미드를 40여 년간 연구했다는 일본인 전문가 와타나베 히로카츠가 자신이 특수 제작한 장비의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와타나베는 카이로의 한 회의에서 특수 장비의 검사 결과를 자신만이 해독할 수 있는 만큼 다른 학자들과는 검사 결과를 공유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집트 맘두 알다마티 고대유물부 장관은 당시 발표에서 "비밀의 방이 존재할 가능성이 90%"라면서 "숨겨진 방에 (부장품) 금속과 (미라로 추정되는) 유기물질이 있고, 투탕카멘 가족의 묘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알다마티 장관은 지난 3월 교체됐습니다.

이런 발표가 나온 후 빈방이 투탕카멘의 양어머니로 기원전 14세기 유일신을 섬기는 '종교혁명'을 단행하도록 이끈 네페르티티의 무덤일 것이라는 추정이 고고학자 사이에서 나와 세간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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