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소셜믹스 갈등 공동운영으로 푼다
입력 2016-06-29 17:20  | 수정 2016-06-29 20:37
분양·임대가구 갈등으로 입주 2년이 되도록 방치된 서울 강서구 마곡엠밸리 14단지 주민공동시설. [이윤식 기자]
공공분양과 공공임대 가구를 한 단지에 섞는 '소셜믹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단지에서 주민 갈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29일 현재 SH공사가 관리 중인 소셜믹스 아파트는 183개 단지, 11만9239가구에 달한다. 서울시는 2700가구 규모로 개발할 예정인 강남구 구룡마을에도 소셜믹스를 적용하기로 정했다. 하지만 다수 소셜믹스 단지에서 관리비와 시설투자비용 등을 두고 분양가구와 임대가구 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일반분양 379가구, 장기전세 891가구가 섞인 서울 강서구 마곡엠밸리 14단지는 2014년 입주했지만 2년이 지나도록 온전한 커뮤니티시설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최근 찾은 이 단지의 커뮤니티시설은 빈 공간으로 방치돼 있었다. 운동기구 구매 비용을 "분양가구와 임대가구가 같이 내야 한다"는 분양가구 측 주장과 "내 집도 아닌데 시설투자비용을 들일 이유가 없다"는 임대 주민 주장이 맞선 때문이다. 소셜믹스에 대한 인식도 아직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변화 조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셜믹스에 따른 분양가구와 임대가구 간 갈등을 해결한 사례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2010년 입주한 서울 중랑구 신내2지구 데시앙은 입주 초기에 관리비 부과와 잡수입 처리를 두고 분양·임대 가구 간 대립으로 홍역을 치렀지만 지금은 공동 운영으로 갈등이 해소된 상태다.
분양 359가구, 장기전세 955가구 등으로 이뤄진 이 단지에서는 초기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업체를 독단적으로 선정하는 등 임차인 측과 협의하지 않고 단지를 운영했다. 적대적인 관계가 바뀐 것은 새로 선출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임차인 측에 공동 운영을 제안한 뒤다. 2013년 입주인과 임차인이 각각 회장과 부회장을 맡는 공동대표 회의를 구성한 이후부터 단지 내 방치된 독서실과 다목적실을 도서관과 탁구장으로 개조하는 등 공동 관리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단지 슬럼화를 막기 위해 소셜믹스를 하려면 임대 가구를 15% 이하로 하고 위화감이 없게 비슷한 평형대 분양·임대 가구를 섞어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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