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영제국 유례없는 강등…국가신용도 AAA서 AA로
입력 2016-06-28 16:44  | 수정 2016-06-29 17:08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국민투표로 결정했던 영국이 거센 후폭풍에 휘청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7일 영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두 단계 내렸다고 밝혔다.
유럽 강대국의 신용등급이 한꺼번에 두 단계나 추락한 것은 과거 미국발 금융위기나 유럽재정위기 사태 때도 없었던 일이다. 피치도 이날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S&P와 피치는 신용등급 조정 배경에 대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를 결정한 투표 결과는 중대 사건이며 투표 이후에도 영국의 모든 정책 골격에서 예측성, 안정성 등이 여전히 불안하다”며 영국에 대한 AAA 등급은 더 이상 지키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파운드화도 또다시 폭락을 거듭하면서 1971년 발효된 포스트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기업들의 엑소더스도 본격화되고 있다. 영국 최대은행 중 하나인 HSBC는 5000명의 영국 현지 직원중 1000여명을 프랑스 파리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 삭스의 블랭크페인 회장은 런던 본사 일부 기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로이드뱅킹그룹의 공적지분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을 회수하고 은행 민영화를 추진하려던 정부계획도 급제동이 걸렸다. 브렉시트 공포로 주가가 폭락하자 일정이 대폭 연기된 것이다. 브렉시트 투표여파가 커지면서 여·야를 막론하는 정치리더십 부재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의 유명 칼럼리스트인 폴리 토인비는 이날 ‘국민 모두를 희생자로 만든 배신의 프로젝트(Project Betrayal)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음식값이 벌써 치솟고 주식과 파운드화가 폭락하는 데 국민들이 믿을 만한 지도자 하나 없는 게 지금 영국 민주주의의 처참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국민투표에서 ‘탈퇴전선을 이끌어 승리한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은 지난 26일 스카이 TV에 출연해 금융시장은 안정적이고 국민들 연금도 끄떡없다. 긴급예산도 필요없고 온통 좋은 소식뿐”이라는 말을 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존슨은 지난 주말에 크리켓을 친구들과 즐겼고 집에서 텔레그래프 칼럼‘을 쓰면서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의 칼럼에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역설했던 EU 분담금 활용이나 EU 단일시장 접근전략 등 브렉시트 이후 대안은 ‘한 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지용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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