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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해외파] 낯선 땅, 실력은 최고의 적응 무기
입력 2016-06-28 06:01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할 날도 멀지 않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낯선 미국 야구, 최고의 적응 방법은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한 주 메이저리그 해외파 선수들은 실력으로 자신의 입지를 더 탄탄하게 다졌다. 지난 6월 21일부터 27일(이하 한국시간)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이제는 마무리
오승환 한 주 성적: 2경기 2 1/3이닝 2탈삼진 무실점

두 경기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모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1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7회 등판, 4개 아웃을 잡으며 팀의 한 점 차 리드를 지켰다. 25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8회르 책임졌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66까지 낮아졌다.
26일, 오승환은 팀내 입지에서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부진을 거듭하던 트레버 로젠탈이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왔고, 오승환이 케빈 지그리스트, 조너던 브록스턴과 함께 9회를 책임지는 집단 마무리 체제로 전환됐다. 그리고 오승환은 27일 경기에서 9회를 앞두고 워밍업을 하며 첫 세이브 기회를 노렸다. 팀 타선이 점수 차를 벌리며 등판 기회를 놓쳤지만, 이제 팀이 그를 진정한 끝판왕으로 인정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다음 한 주 미주리 라이벌 캔자스시티 로열즈와 원정과 홈을 오가며 인터리그 4연전을 치른다. 이어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3연전이다.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세이브 소식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5경기 연속 선발
이대호 한 주 성적: 7경기(선발 5경기) 21타수 5안타 3타점 2볼넷 3삼진

23일 디트로이트 원정을 시작으로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너스와의 홈 시리즈를 앞두고는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주전 좌익수였던 아오키 노리치카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것. 그러면서 지명타자로 나오던 넬슨 크루즈가 우익수로 나오기 시작했고, 1루 자리를 나눠갖던 아담 린드와 이대호가 지명타자, 1루수로 나오며 기회가 늘어났다.
이대호는 이 늘어난 기회에 충실히 응답했다. 선발로 나온 5경기 중 3경기에서 안타를 때렸고, 2경기에서 타점을 올렸다. 팀배팅에도 충실했다. 25일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는 바운드 큰 땅볼로 타점을 올렸다.

시애틀은 28일 휴식을 취한 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연달아 상대한다. 강정호, 김현수와의 반가운 만남을 기대해 본다.

믿음직한 출루 머신
추신수 한 주 성적: 6경기 24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 출루율 0.385

볼티모어, 신시내티, 보스턴을 연달아 상대하는 정신 없는 일정이었지만, 출루 머신은 꾸준했다. 22일 신시내티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출루에 성공했고, 23일 신시내티전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득점을 올렸다. 홈런도 2개를 기록했다. 나쁜 공은 피하고, 좋은 공은 쳐내니 이보다 더 어려운 타자가 어디 있겠는가.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를 "타선의 열쇠"라고 표현했다. 추신수의 활약 속에 텍사스는 지난 한 주 4승 2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전체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텍사스는 28일 뉴욕 양키스 원정을 시작으로 전반기 마지막 원정에 들어간다. 양키스, 미네소타, 보스턴으로 이어지는 10연전 일정이다.
추신수는 부상 복귀 이후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건재했던 한방
강정호 한 주 성적: 6경기(선발 5경기) 19타수 2안타 2홈런 5삼진

마운드가 강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다저스를 상대하며 두 개의 안타를 치는데 그쳤다. 그런데 그 두 개의 안타가 모두 담장을 넘겼다. 하락세였지만, 그속에서도 장타 능력은 빛난 것. 피츠버그는 샌프란시스코와의 4연전에서 1승 3패로 부진했지만, 다시 다저스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28일 다저스와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치른 피츠버그는 시애틀-오클랜드로 이어지는 서부 원정에 나선다.

볼티모어의 2번 타자
김현수 한 주 성적: 4경기(선발 3경기) 12타수 4안타 2타점 3볼넷 1삼진

처음 볼티모어와 계약했을 당시 기대했던 역할을 해주고 있다. 우완 투수가 나왔을 때 팀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 꾸준히 출루하며 중심 타선에게 기회를 주는 모습이다. 지난 한 주 김현수는 3경기에서 2번 타자로 선발 출전, 이 경기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했고 그중 2경기에서 득점했다. 직접 타점도 뽑았다. 22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우전 안타, 23일 같은 팀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기록하며 타점을 올렸다. 출전 기회가 늘어난 와중에도 타율은 꾸준히 3할 3푼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볼티모어는 시즌 개막 전 김현수를 한국으로 보냈다면 정말 후회했을 것이다.
볼티모어는 29일부터 샌디에이고와 원정 2연전에 들어간다. 내셔널리그 원정인 만큼 상대 선발이 좌완이 나와도 중간 대타로 출전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후에는 시애틀과 원정 4연전을 갖는다.
우완 투수를 상대로 좌익수로 선발 출전 중인 김현수는 꾸준히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터널의 끝은 어디?
박병호 한 주 성적: 4경기 12타수 무안타 1타점 2득점 2볼넷 8삼진

홈런왕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제 현지 언론은 마이너리그 강등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다음 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3연전은 마지막 기회다. 여기서도 자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강등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주의 한 마디
"지난해 전반기 내 모습을 보는 거 같네."
박병호의 부진 소식을 들은 추신수의 반응. 추신수는 지난 시즌 전반기 타율 0.221 OPS 0.689로 부진을 겪었지만, 후반기 부활하며 팀의 지구 우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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