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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지의 번안 매치] No. 15 한상일 ‘영아는 내 사랑’
입력 2016-06-27 17:05 
사진=트로트 코리아
‘이용지의 번안 매치는 섹션에서는 한국 대중가요사에 존재하는 번안곡들을 원곡과 비교해서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올타임 리퀘스트 ‘웨딩드레스의 주인공 한상일(본명:한제상). 활동 시기가 짧았던 만큼 가요계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하지는 못했지만 특이한 이력과 매력적인 스타일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엘리트로서 졸업 후 건축사 사무실에 취업하여 사회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던 그는 취미로 노래를 부르다 거목 손석우의 눈에 띄었고, 한상일이라는 예명으로 미8군에서 전업 가수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1967년 ‘내 마음의 왈츠를 발표하며 대중 앞에 등장한 그의 인기는 특히 여대생들에게서 폭발적이었다. 젠틀한 외모에 중저음의 보이스, 거기에 서울대학교 출신이라는 학력까지 어필했기 때문. 1969년 작 ‘웨딩드레스와 1970년 작 ‘애모의 노래가 크게 히트하면서 그렇게 계속 성공이 이어질 것 같았지만 한상일이라는 이름이 오랫동안 회자되지는 못했다. 그가 일찍 가수의 길을 접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걸어간 또 다른 길도 화려함이 만만치 않았다. 전공을 살려 현대건설에 취업한 뒤 중동에서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받았고, 건설사로서는 물론 호텔 경영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대중의 관심 밖에서 의미 있는 성공을 이었다. 2000년대 중반, 현업에서 은퇴한 뒤 다시 가수 활동을 시작한 그는 제주도에 방 10개짜리 전원주택을 짓고 낭만 라이프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고급스런 스탠다드 넘버들을 주로 불렀던 한상일의 곡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곡이 ‘영아는 내 사랑이다. 특유의 덤덤한 크루닝(crooning)이 돋보이는 곡으로, 꾸밈없이 내뱉는 애절한 호소가 매력을 살렸다.

번안곡 ‘영아는 내 사랑의 원곡은 1960년 발표된 레이 피터슨(Ray Peterson)의 ‘텔 로라 아이 러브 허(Tell Laura I Love Her). 히트곡 ‘코리나, 코리나(Corina, Corina)로 기억되는 로큰롤 싱어 레이 피터슨은 흥겨운 노래보다는 감성이 듬뿍 담긴 곡들로 사랑 받았다. 빌보드 싱글 차트 7위의 성공을 거둔 ‘텔 로라 아이 러브 허가 대표적이며, 또 다른 대표곡 ‘미씽 유(Missing You)도 잔잔한 발라드 곡이다.

1960년대를 대표하는 비가(悲歌) ‘텔 로라 아이 러브 허는 애절한 레이 피터슨의 창법만큼이나 애절한 가사를 담고 있다. 가난한 토미(Tommy)가 사랑하는 ‘로라에게 결혼반지를 선물하기 위해 자동차 경주대회에 나갔다가 세상을 떠난다는 내용으로, 당시 유행했던 장르 ‘10대 비가(teenage tragedy song)를 대표하는 곡이다. 당시 이 곡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여성 싱어 스키터 데이비스(Skeeter Davis)는 답가인 ‘텔 모미 아이 미스 힘(Tell Tommy I Miss Him)을 발표하기도 했다.

[제휴사:트로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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