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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두산의 불안요소…‘6월 ERA 8.64’ 이현승
입력 2016-06-27 06:02 
2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SK 김민식이 5-5 동점이던 9회 말 2사 만루의 마지막 순간에 승부를 결정짓는 끝내기 안타를 쳐 경기를 끝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패한 두산은 위닝시리즈 도전에 실패했다. 두산 이현승이 경기에 패한 후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잘 나가는 집도 불안한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프로야구 선두를 질주 중인 두산 베어스도 마찬가지다.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인 투타밸런스를 앞세워 선두 독주 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27일 현재 49승1무21패로 2위 NC다이노스와 5경기차다. 넉넉한 차이다.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 이제 시즌의 50% 정도를 소화했을 뿐이다. 이런 와중에 두산에 불안요소가 나타났다. 바로 마무리 투수 이현승이다. 지난해 시즌 도중 마무리 자리를 꿰차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공헌을 했고, 시즌 초반에도 팀 승리를 지키며 확실한 뒷문지기로 자리매김한 이현승이지만, 6월 부진이 심상치 않다. 6월 2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이 8.64다. 5월까지 전무했던 블론세이브도 6월에만 2개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4~26일 인천 문학에서 열린 SK와의 3연전에서 이현승은 이전보다 더한 불안감을 노출했다. 25일 SK전에 8-4로 앞선 9회 등판한 이현승은 2점을 내주며 마지막까지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날 경기가 19일 삼성전 이후 6일 만에 등판하는 경기라 오랜만이라고 해도 완벽했던 이현승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은 오랜만에 등판해서 안 좋았을 수도 있다. (이)현승이는 4일 만에 등판하면 뭔가 뻑뻑한 느낌이다”라며 그래도 페이스는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라며 굳은 믿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26일 SK전에서 두산은 믿었던 이현승의 불쇼에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이현승은 팀이 5-3으로 리드를 잡은 8회 2사 1,3루 위기에 등판해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9회 박정권에게 좌전안타, 김강민에게 우전안타, 정의윤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줘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최승준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첫 아웃을 잡았지만, 김성현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을 내줘 1점차까지 쫓겼다. 후속 최정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도 밀어내기 볼넷. 순식간에 동점까지 내줬다. 이어 김민식에게 외야로 멀리 날아가는 끝내기 안타를 맞고 5-6으로 경기를 내줬다. 이현승은 고개를 떨꿨다.
두산 입장에서는 뼈아픈 패배다. 시즌 50승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역대 50승 선점팀들이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승할 확률은 72%,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60%. 여기에 다 잡은 경기를 내줬기 때문에 아쉬움을 넘어선 충격이었다. 물론 이현승 개인적으로 봤을 때도 좋지 않은 징후다.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와 패배다. 평균자책점은 4.91까지 치솟았다. 6월 들어 피안타율이 3할대로 고전한 게 큰 원인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마무리 투수를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가뜩이나 두산도 정재훈-이현승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앞에 나설 불펜요원들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현승의 보직을 변경한다면, 그 영향으로 불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어쨌든 당장은 계속 이현승을 믿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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