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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에서 절감하는 홈런의 진가, 실책의 무게
입력 2016-06-24 22:29  | 수정 2016-06-24 22:40
LG 히메네스가 24일 잠실 넥센전에서 8회 역전 3점홈런을 때려낸 뒤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24일 프로야구 종합)
점수가 쉽게 나지 않는 금요일이었다. 곳곳에서 조마조마한 리드의 팽팽한 야구가 펼쳐졌다. 이럴 때 절실하게 느껴지는 두 가지. 홈런의 힘과 실책의 무서움이다.
한순간에 환호와 탄식을 부르는 홈런과 실책이 승부의 추를 이리저리 옮겨놓은 와중에 선두 두산과 2위 NC, 3위 넥센의 선두권 3팀이 나란히 연패했다. 두산은 69경기째 만에 시즌 20패째를 기록했고, NC는 15연승을 끝낸 이번 주 타선의 기력이 뚝 떨어지면서 갑자기 1승이 힘겨운 페이스가 됐다. 넥센은 필승조를 모두 투입하고도 8회 역전패하는 충격을 맛봤다.
잠실구장의 두 팀, 넥센과 LG는 1회 똑같이 3안타를 때렸으나 스코어는 4-0으로 갈렸다. 넥센은 고종욱(1점)-김민성(3점)의 홈런 두 방으로 확실하게 득점했지만, 3연속 단타의 LG는 만루 잔루를 남겼다. 이 첫걸음의 차이는 중반의 공방 끝에도 길게 이어지면서 넥센보다 근 곱절의 안타를 치고 있던 LG를 속쓰리게 했다. 그러나 홈런의 힘은 잠실벌의 주인, LG 타선에도 있었다. 6-7이던 8회말 2사1,2루에서 LG의 ‘보배 외인타자 히메네스가 넥센 마무리 김세현의 초구를 역전 3점홈런으로 만들어내면서 끝내 극적인 뒤집기를 연출했다. 히메네스는 5회 추격의 솔로포, 8회 결승 스리런포의 두방을 넘기고 홈런 공동 2위 두산 김재환(19홈런)을 따라잡았다.
대구구장에서는 선제 리드를 잡았던 kt가 뜬공 포구실책이 빌미가 돼 삼성에 추격점을 내줬고, 역전을 허용한 5회에는 야수의 아웃카운트 착각으로 달아나는 점수까지 헌납했다. 실책의 뼈아픔을 절감하던 kt가 다시 기력을 찾은 것은 홈런 덕분이었다. 3-4였던 8회 삼성의 필승조 안지만에게 첫 타자 마르테가 좌중월홈런을 때려내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2루에서 박기혁이 귀중한 역전 결승타를 날려 8회 역전극이 완성됐다. 삼성은 이 역전패로 10개팀 중 가장 먼저 40패에 도착했다.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수모다.
헥터(KIA)와 이태양(NC)이 호투했던 마산경기 역시 후반의 홈런 한방이 큰 힘을 썼다. 1-2로 뒤지던 KIA의 7회초 ‘꽃주장 이범호가 역전 2점홈런으로 승기를 끌어당겼고, 힘 빠진 NC는 9회초 실책과 폭투를 범하면서 쐐기 3점을 내줬다.
레일리(롯데)와 윤규진(한화)이 각각 홈런 한개만 허용하며 6이닝씩 버텼던 뜨거운 대전에선 유일한 연장승부가 펼쳐졌다. 승부의 순간은 치열했던 경기만큼 흥미진진했다. 2-2였던 연장 10회 2사1,3루에서 롯데 이여상이 허를 찌르는 기습번트로 3루주자를 불러들여 결승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SK 박희수와 포수 이재원이 24일 두산전에서 3연승을 마무리한 뒤 자축하고 있다. 이재원은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문학)=김재현 기자
이재원이 3경기 연속홈런으로 앞장선 SK는 8회까지 선두 두산을 5-0으로 넉넉히 앞섰다. 그러나 9회 수비실책으로 흔들리면서 5-3까지 쫓겨 간담이 서늘했다. 다행히 더블플레이로 동점주자들을 치워내고 리드를 지켰다. 3연승한 SK는 두산전 3연패를 끝낸 것이 더욱 반가웠다.
[chicle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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