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말많던 기술금융 빛보나…기업銀 기술금융 20조 돌파
입력 2016-06-24 16:05  | 수정 2016-06-24 20:10
내연 단열재 개발업체인 헤이노스카이코리아가 설립 1주년을 앞둔 지난 22일 경기도 포천시에 자체 공장을 갖게 됐다. 이 회사 이승희 대표는 과거 방화셔터 생산 회사에서 근무하며 쌓은 경험을 살려 화재 확산을 획기적으로 방지하는 내연 단열재를 개발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품 자체로 준불연 성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말 생산공장 신축을 위한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문제는 자금이었다. 9곳의 시중은행을 찾았지만 은행들은 모두 난색을 표했다.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어렵게 이뤄진 계약마저 파기될 판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IBK기업은행으로부터 54억원 규모 공장 신축·기계 구입 자금 지원이 물꼬를 텄다. 외주 공장을 돌려 달성한 지난해 매출이 1억2200만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가 재무·거래 실적을 토대로 한 신용대출을 받는 것은 불가능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기업은행 영업점은 기술금융을 제안했고 기술신용평가기관인 NICE신용평가정보도 이 회사의 내연 단열재 브랜드 '쉘보드'의 기술등급을 인정했다.
공장 설립이 가닥을 잡자 해외 바이어 주문이 잇따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프랑스 유수 기업과 월 10억원 규모의 납품 계약이 성사 초읽기에 들어갔다. 내년에는 이탈리아, 미국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만 1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초기기업에 대한 과감한 기술금융이 이어지면서 기업은행의 기술금융 잔액이 은행권 처음으로 지난달 말 기준 2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은행권 전체 기술금융 지원액 75조6000억원의 26.5%에 이르는 규모다. 이처럼 기술금융이 빠른 속도로 확산된 배경에는 이 같은 우수 사례 194건을 영업점별로 공유하고 전파한 노력이 한몫했다. 무분별한 자금 지원으로 기술금융이 변질되지 않도록 건전성 관리도 병행했다.
서형근 기업은행 IB그룹 부행장은 "일자리 창출과 경기 활성화는 기술기업의 성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금융 지원뿐 아니라 기술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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