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더민주, '서영교 사과'에도 곤혹…지도부 책임론까지 대두
입력 2016-06-24 11:28 
서영교 사과/사진=MBN
더민주, '서영교 사과'에도 곤혹…지도부 책임론까지 대두

더불어민주당이 24일 서영교 의원의 '가족채용 논란'이라는 돌발 악재가 부상하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습니다.

20대 국회 개원 직후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화두로 떠오른 시점과 맞물려 의원 특권남용 의혹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의 파장이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더민주는 자체 당무감사를 지시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서 의원을 향한 비난 여론이 계속 번져가는 데다 윤리특위에 회부해야 한다는 여당의 공세까지 겹치면서 돌파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20일 서 의원이 딸을 인턴으로 채용했다는 논란이 처음 터져 나왔을 때만 해도 지도부는 '무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의원 개인에 대한 의혹에 지도부가 왈가왈부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그러나 이후 서 의원이 지난해에도 친동생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것이나 오빠를 회계책임자로 임명하고 인건비를 지급한 일 등이 추가로 드러나고 서 의원의 석사학위 논문까지 표절시비에 휘말리는 등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상황이 급속하게 악화하자 지도부도 행동에 나섰습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24일 오전 비공개 비대위에서 서 의원을 당무감사원에 회부하면서 "엄정하게 사실을 파악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무감사를 통해 상황이 밝혀져야 뭔가 (후속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 의원 본인도 사과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서 의원은 전날 입장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의원이라는 무거운 자리에서 국민과 지역구민께 걱정을 끼쳤다.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그럼에도 더민주는 이번 사안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해야 한다는 여당의 공세에는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칫 이 문제가 윤리특위 안건이 된다면 20대 국회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상처를 입을 수 있고, 그렇다고 반대한다면 '온정주의' 비난에 직면할 수 있는 난처한 상황입니다.

김 대표는 윤리위 회부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고, 더민주 소속 백재현 윤리특위 위원장은 "할 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의원들의 의견도 갈립니다.

윤리특위 소속의 한 더민주 의원은 "과거에 이런 일로 윤리위에 회부한 일이 있었나. 여당의 정치공세가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반면 한 초선의원은 "우리 당이 혁신을 얘기하고 있는 만큼 응당 해야할 일은 해야 한다"며 "온정주의로 비쳐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서 의원과 관련한 의혹을 지도부가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도 언급하고 있어, 자칫 지도부의 책임론까지 확대될 조짐도 보입니다.

실제로 당시 공천관리위원회는 서 의원에 대한 공천을 유보하고 소명을 듣는 등 심사숙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대표는 "공천 당시 의혹을 알고 있었느냐"는 기자들에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당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마땅한 대안이 없어 지도부가 공천을 강행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윤리적인 결함을 이유로 다른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한 만큼,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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