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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단 한번, 패전 속 두 명의 보우덴
입력 2016-06-23 22:17 
마이클 보우덴(사진)이 패전투수가 됐다. 그렇지만 한 번의 위기 이후는 흔들림 없이 제 몫을 해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마이클 보우덴(두산)에게 위기는 단 한 번 뿐이었다. 부진을 넘어 지난달 29일 LG전 7실점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지만 이후 차분함을 찾았다. 그리고 괴력이 나왔다. 가히 두 명이 등판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보우덴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이닝 7이닝 동안 4실점을 기록했다. 수치로 말해주듯 실점이 적지 않았다. 2회초 집중타를 맞으며 대거 4실점했다. 특히 선두타자 김상현을 잡아낸 뒤 박경수에게 몸에 맞는 볼, 전민수-김종민-박기혁-이대형까지 연속 4안타를 맞으며 무너졌다. 지난달 29일 LG를 상대로 기록했던 시즌 최소이닝 2⅔이닝, 그리고 최다인 7실점 악몽이 떠올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후 보우덴은 다시 이전모습으로 돌아갔다. 3회부터 6회까지 삼자범퇴를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최고구속 150km의 속구와 포크볼, 커브의 위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상대타선 방망이에 맞아도 뜬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평점심을 찾은 보우덴은 물 흐르듯 남은 이닝 순항했다.
7회 선두타자 김종민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위기를 겪는 듯 했다. 투구수도 100개를 훌쩍 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후속타자들을 잡아내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감했다. 그리고 보우덴의 임무는 끝이 났다. 이날 최종 투구수 114개. 피안타와 볼넷 모두 4개나 허용했지만 탈삼진도 5개나 잡았다.
한 번의 위기가 아쉬웠다. 또 두산이 장장 14안타에도 3득점을 얻는데 그치는 등 근래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되며 타선지원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조기강판, 불펜진 부담으로 이어지는 그림이 그려졌음에도 3회부터 7회까지는 다른 선수가 된 것처럼 돌변해 두산 마운드를 지켜낸 것은 고무적인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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