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포통장 일당 붙잡은 전북銀
입력 2016-06-23 17:39  | 수정 2016-06-23 20:06
지난 21일 일행 1명과 함께 전북은행 수원지점을 찾은 황 모씨는 "통장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 비밀번호를 좀 바꿔 달라"며 자신의 통장을 내밀었다. 통장을 받아든 이 지점 최지혜 계장은 대뜸 의심이 들었다. 황씨가 전날 이 통장을 재발급받았기 때문. '하루 만에 비밀번호를 잊을 리 없다'는 생각에 최 계장은 전북은행 모니터링시스템에서 해당 계좌를 조회해 의심계좌로 등록된 것을 확인했다. 최 계장은 황씨 일행이 도망가지 않도록 일상 대화를 나누면서 시간을 끌었다. 두 사람이 화장실을 간 사이 경찰에 신고했고 5분 만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이들은 체포됐다. 알고 보니 황씨는 자신 명의의 통장을 일행에게 양도해 돈을 받을 작정이었다. 이른바 대포통장 양도·양수인 모두를 현장에서 잡은 순간이었다.
전북은행(행장 임용택)은 금융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자사 내에 금융사기 방지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은행 창구에서 직원이 의심계좌를 바로 조회할 수 있는 형태다. 이를 통해 올해 5월 말 신규계좌 수 대비 대포통장 발생비율이 0.02%로 작년 상반기 0.18%에서 크게 감소했다.
아울러 전북은행은 3월부터 금융감독원과 경찰청, 은행연합회 등 9개 금융협회와 함께 '금융범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융사기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김광철 전북은행 소비자보호실장은 "고령층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사기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앞으로도 철저한 모니터링으로 금융 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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