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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김의 야구컨디셔닝] 장원삼의 경기 초반 부진, 원인이 있을까
입력 2016-06-23 07:37 
삼성 장원삼은 올해 초반부터 고전하는 경기가 잦아져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진은 22일 고척돔에서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모습. 사진=김재현 기자
통산 111승의 프로 11년차 에이스 장원삼(33)이 2016시즌 안타까운 모습이다. 구속이 저하되고 안정적이던 컨트롤마저 흔들리면서 예전과는 다른 경기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문제점의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서 투수의 신체적 문제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투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두 가지라면 구속과 제구력일 것이다.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있지 못하면 좋은 투수가 되기 어렵고 상대 타자를 압도하기 힘들다. 지금 장원삼의 모습은 이 두 가지에서 모두 힘겨운 느낌이다.
프로팀에 있을 때의 경험을 비춰 보면 투수가 경기를 시작하고 1회에 구위가 좋지 않았던 경우 중에는 어깨 부상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 부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SLAP(관절와순손상), Cuff Injury(회전근개 손상), Impingement Syndrome(충돌 증후군)등의 문제는 아니다. GIRD(어깨 내회전 유연성 감소)라고 하는 유연성 감소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어깨가 파열되거나 손상의 정도가 심각할 경우는 병원 진단에서 정확하게 확인 할 수 있지만, 단순하게 내회전 유연성 감소에 의해서 나타난 문제일 경우에는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해도 원인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를 확인하기 위해서 어깨 관절의 유연성 검사와 견갑골의 안정성 검사를 통해 문제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어깨 내회전 유연성이 감소될 경우 릴리스 포인트가 앞쪽에서 뒤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내회전하는 속도가 감소하게 되어 공의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투수들은 경기 시작 직후 1회에 공의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힘들게 이닝을 버티며 던지는 경우가 많다. 이닝이 지나면서 공의 구위가 좋아진다 하더라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선수는 엄청난 고통을 참아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예전에 이런 부상을 가지고 있던 투수는 내게 공을 던질 때 누가 내 어깨를 망치로 때리는 느낌”이라고 호소한 적이 있다. 선수가 느끼는 통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표현이다.
구속이 잘 올라오지 않아 초반이 힘들고 투구 시 통증도 심해지는데 인내심으로 통증과 고통을 참아내고 있는 투수들이 있다면,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기 힘든 부상일 수도 있음을 말해주고 싶다. 팀 트레이너에게 도움을 청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좋은 방법이 된다.
파열이나 손상의 부상이 아닌데도 구속 저하와 투구 시 통증을 호소하는 투수들과 함께 미국, 일본의 많은 병원을 다녔는데 한결같은 처방은 어깨 내회전 유연성을 확보해 주라는 것이었다. 세심하게 주의해야 할 만큼 빈도가 적지 않은 부상이라고 할 수 있다.(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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