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 화장실에 위험물을 설치한 혐의(화약류단속법 위반 등)로 일본에서 구속기소된 한국인 전모(28) 씨가 야스쿠니 신사 측에 사과문을 보낸 것으로 22일 파악됐습니다.
영사 업무의 하나로 전씨 재판에 관여하는 주일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전 씨가 변호인을 통해 최근 야스쿠니 신사에 사과문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화장실의 피해에 대한 보상에 신사 측과 합의하려 했지만, 신사 측이 보상금을 받지 않으려 해 전 씨 측이 법원에 22만 엔(약 243만 원)을 공탁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오후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 전 씨 측과 검찰은 위험물 설치 동기와 일본으로 재입국한 이유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고 대사관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전 씨와 변호인은 야스쿠니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사실에 대한 불만이 범행 동기의 일부였음을 인정하면서도 '세간의 주목을 받기 위해 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치밀한 준비와 계획에 따라 일을 저질렀으며, 재범을 위해 일본에 다시 들어온 것이라는 판단을 밝혔습니다.
이날 공판에 전씨의 어머니가 증인으로 참석, 전 씨의 학창시절과 군생활 등을 소개하고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했습니다.
전 씨는 지난해 11월 21일 일본을 방문해 같은 달 23일 야스쿠니 신사에 들어가, 화약류가 들어간 시한식 발화장치를 경내 공중 화장실에 설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그는 또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작년 12월 9일 일본에 재입국하면서 허가 없이 검은색 화약 약 1.4kg을 반입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당시 화약이 든 가방을 수하물로 부쳤던 전 씨는 짐을 찾기 전 하네다(羽田)공항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