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서식 박쥐서 메르스·사스 유사 바이러스 첫 검출
입력 2016-06-20 15:08 

국내에 서식하는 박쥐의 분변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낮지만 국내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인 만큼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정대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러스감염제어연구센터장과 송대섭 고려대 약학과 교수, 한국동물생물연구소 공동연구진은 지난해 7~12월, 국내 11개 박쥐 서식지에서 49개의 박쥐 분변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사스 바이러스와 89%, 메르스 바이러스와 77%의 유사성을 갖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계통학적으로 분류하면 이들과 같은 바이러스로 분류된 셈이다.
인체에 감염되는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검출됐다는 보고는 이미 중국, 대만, 유럽 등지에서 나온 적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야외 환경에서 쉽게 불활성화되기 때문에 이번에 박쥐의 분변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대균 센터장은 국내에 서식하는 박쥐는 주로 곤충을 잡아먹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흡혈활동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면서 하지만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는 매개동물의 바이러스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예방백신과 진단기법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수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장거리 신종 전염병 5월호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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