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장대 산업이 성장을 주도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봅니다. 바이오·정보기술(IT)같이 신성장동력을 갖춘 기업을 발굴해야 합니다. 한국 코스닥 기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요."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6년 코스닥 상장기업 글로벌 IR 콘퍼런스'에 참석한 넛젬 리찰 JO햄브로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엑세스바이오 프로스테믹스 뉴트리바이오텍 같은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관계자들을 집중적으로 만났다. 그는 "몇 년 전부터 한국 바이오 기업에 주목해왔다"며 "미국에서 바이오테크를 전공한 전문가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1등 기업'을 목표로 설비와 연구개발(R&D)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바이오테크 기업에 투자했다가 작년 6~7월 주가가 올랐을 때 차익실현을 했다"며 "요즘 다시 주가가 조정받고 있어 매수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도 귀띔했다.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이유를 묻자 그는 "모르는 기업에 어떻게 투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리찰 매니저는 "코스닥에 낯선 업종이 많은데, 영문 공시를 하는 기업이 적어 해외 매니저들이 스터디하기 어렵다"며 "영문 공시를 비롯한 해외 IR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과 15일 각각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열린 코스닥 글로벌 IR 행사는 리찰 매니저같이 '될성부른' 코스닥 기업을 발굴하러 온 80여 명의 기관투자가로 성황을 이뤘다. 55개 해외 투자기관에서 77명이 참석해 국내 16개 코스닥 기업들과 일대일 미팅을 가졌다. 이틀간 총 220회에 달하는 미팅이 오전·오후에 걸쳐 쉴 새 없이 진행됐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IR 담당자들은 투자자들의 예상치 못한 열띤 질문 공세에 진땀을 흘리면서도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2014년 12월 상장한 후 첫 해외 IR에 직접 나선 홍성한 비씨월드제약 대표는 "투자자들이 본사가 보유한 약물체내전달(DDS) 원천기술과 독일 AET, 미국 애콘과 맺은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자세히 캐물어서 놀랐다"며 "그동안 해외 IR에 소홀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해외 IR에 참석한 진단 전문 시약 업체 엑세스바이오의 한병돈 부사장도 "해가 갈수록 투자자들 질문의 깊이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주력 제품인 말라리아 진단키트뿐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을 앞두고 있는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 등 다양한 신제품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라리아 진단키트의 평균 판매단가가 올라가면서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투자자들은 카카오 같은 코스닥 IT 대장주뿐 아니라 시가총액이 1000억원이 채 안 되는 중소형 IT서비스 기업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조지프 와트 아틀란티스자산운용 아시아 대표는 "IT 관련 산업에 관심이 많다"며 "특히 핸드셋 시장은 최근 공급과잉과 저마진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향후 스마트카에 부품으로 활용될 여지가 커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지쿠라 다카시 다이와증권 아시아·태평양 리서치헤드도 "선강퉁(홍콩·선전 교차거래)이 시행되면 중국 텐센트 같은 인터넷서비스 전문 글로벌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도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유망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웹툰, 만화 전문 플랫폼인 미스터블루의 조승진 대표도 14곳의 기관투자가와 직접 만나면서 인터넷 플랫폼의 사업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조 대표는 "투자자들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수출 부문에 관심을 보였다"며 "중국 현지 회사와 협력해 드라마 제작, 게임 개발에 활용하는 식으로 수익원을 다양화할 계획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해외 유통 플랫폼 업체인 ISE커머스의 김응상 대표도 "우리 회사가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대표 의류기업인 썬마와 합작투자법인을 설립해 중국 현지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부이사장은 "바이오·헬스케어, 게임 등으로 업종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기업 차원에서 IR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싱가포르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6년 코스닥 상장기업 글로벌 IR 콘퍼런스'에 참석한 넛젬 리찰 JO햄브로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엑세스바이오 프로스테믹스 뉴트리바이오텍 같은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관계자들을 집중적으로 만났다. 그는 "몇 년 전부터 한국 바이오 기업에 주목해왔다"며 "미국에서 바이오테크를 전공한 전문가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1등 기업'을 목표로 설비와 연구개발(R&D)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바이오테크 기업에 투자했다가 작년 6~7월 주가가 올랐을 때 차익실현을 했다"며 "요즘 다시 주가가 조정받고 있어 매수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도 귀띔했다.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이유를 묻자 그는 "모르는 기업에 어떻게 투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리찰 매니저는 "코스닥에 낯선 업종이 많은데, 영문 공시를 하는 기업이 적어 해외 매니저들이 스터디하기 어렵다"며 "영문 공시를 비롯한 해외 IR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과 15일 각각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열린 코스닥 글로벌 IR 행사는 리찰 매니저같이 '될성부른' 코스닥 기업을 발굴하러 온 80여 명의 기관투자가로 성황을 이뤘다. 55개 해외 투자기관에서 77명이 참석해 국내 16개 코스닥 기업들과 일대일 미팅을 가졌다. 이틀간 총 220회에 달하는 미팅이 오전·오후에 걸쳐 쉴 새 없이 진행됐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IR 담당자들은 투자자들의 예상치 못한 열띤 질문 공세에 진땀을 흘리면서도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2014년 12월 상장한 후 첫 해외 IR에 직접 나선 홍성한 비씨월드제약 대표는 "투자자들이 본사가 보유한 약물체내전달(DDS) 원천기술과 독일 AET, 미국 애콘과 맺은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자세히 캐물어서 놀랐다"며 "그동안 해외 IR에 소홀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해외 IR에 참석한 진단 전문 시약 업체 엑세스바이오의 한병돈 부사장도 "해가 갈수록 투자자들 질문의 깊이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주력 제품인 말라리아 진단키트뿐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을 앞두고 있는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 등 다양한 신제품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라리아 진단키트의 평균 판매단가가 올라가면서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지쿠라 다카시 다이와증권 아시아·태평양 리서치헤드도 "선강퉁(홍콩·선전 교차거래)이 시행되면 중국 텐센트 같은 인터넷서비스 전문 글로벌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도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유망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웹툰, 만화 전문 플랫폼인 미스터블루의 조승진 대표도 14곳의 기관투자가와 직접 만나면서 인터넷 플랫폼의 사업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조 대표는 "투자자들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수출 부문에 관심을 보였다"며 "중국 현지 회사와 협력해 드라마 제작, 게임 개발에 활용하는 식으로 수익원을 다양화할 계획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해외 유통 플랫폼 업체인 ISE커머스의 김응상 대표도 "우리 회사가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대표 의류기업인 썬마와 합작투자법인을 설립해 중국 현지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부이사장은 "바이오·헬스케어, 게임 등으로 업종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기업 차원에서 IR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싱가포르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