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게이트' 브로커 이동찬, 조사 거부…檢, 이씨 은신처 압수수색

'정운호 게이트' 브로커 이동찬, 조사 거부…檢, 이씨 은신처 압수수색



두 달 가까이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 18일 체포된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 브로커 중 한 명인 이동찬(44)씨가 검찰 조사를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19일 취재진과 만나 "이씨가 어제(18일) 오후 체포돼 검찰에 도착했으나 수사 신문을 거부하고, 조사를 받지 못하겠다고 해 어제는 돌려보냈다. 오늘도 출정 거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씨는 부장판사 출신으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항소심 변론을 맡은 최유정(46·구속기소) 변호사 측 브로커로 활동한 인물입니다.

그는 최 변호사와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올해 4월 최 변호사가 구치소 접견 중 정 대표와 수임료 반환 문제로 '폭행 시비'가 붙었을 때 최 변호사 대신 고소 사건을 경찰에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도주 생활을 하던 이씨는 18일 오후 9시10분께 남양주의 한 카페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19일 오전 1시께 그는 검찰청사에 도착했으나 조사를 거부하면서 구치소에 돌아간 상태입니다.

그는 남양주 카페에 경찰이 출동하자 2층에서 뛰어내려 도주하다 다쳐 검찰청사에 도착할 때 다리를 절던 상태였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구치소 내 의사가 정밀진단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검거 당시 남성 1명과 함께 있었는데, 그는 이씨의 도피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받는 검찰 출신 수사관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경찰이 들이닥치자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씨가 도주 당시 보유했던 거액의 현금을 이 남성이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이씨가 검거된 남양주 카페 인근에 은신처로 삼던 아파트를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2대를 포함한 소지품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압수물 분석과 도주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20일께 이씨에게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입니다.

이씨는 투자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숨투자자문 실질대표 송모(복역 중)씨 사건을 최유정 변호사가 수임하는 데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씨는 이숨투자자문의 이사 직함을 달고 있었습니다.

앞서 최 변호사는 송씨로부터 "집행유예 등 선처를 이끌어내려면 재판부와 교제해야 한다"며 50억원이라는 거액을 수임료 명목으로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습니다.

여기에 이씨는 이숨투자자문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를 무마해 주겠다며 송씨로부터 청탁 명목의 금품을 챙긴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한편 검찰은 앞서 구속한 홍만표(57) 변호사와 정운호 대표를 이번주 기소할 예정입니다.

검사장 출신 홍 변호사는 지난해 8월 상습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던 정 대표에게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에게 부탁해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며 3억원을 수임료 명목으로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습니다.

2011년 9월 이후 최근까지 수임료 소득 수십억원을 신고에서 누락하고, 10억여원을 탈세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도 포함됐습니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네이처리퍼블릭과 계열사인 에스케이월드 등 법인 자금을 빼돌려 140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출소 직전이던 2일 다시 구속됐습니다.

[MBN 뉴스센터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