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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16] 85분 하품, 5분 활개, 극장골…이탈리아 16강행
입력 2016-06-17 23:56  | 수정 2016-06-18 00:00
이탈리아는 17일 스웨덴과의 유로2016 E조 2차전에서 1-0 신승했다. 사진(프랑스 툴루즈)=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이탈리아의 수비 테마는 명확했다. "틀어막자." 시선을 공격으로 옮기면 무얼 하려는 건지 도무지 읽기가 어렵다. 굳이 표현하자면 "그냥 하자"? 정도이려나.
17일 스웨덴과의 유로2016 E조 2차전에서 출전한 투톱 그라지아노 펠레와 에데르는 서로의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하며 패스 미스를 남발했다. 펠레는 35분 3~4m 전방에 위치한 에데르를 보고도 긴 스루패스를 찌르며 어이없게 공 소유권을 잃었다.
수비진의 긴 패스는 분명 자신의 편을 겨냥한 거였을 텐데, 공이 수비진 너머로 날아가는 그 순간 공을 향해 뛰어가는 공격수는 아무도 없었다. 슬쩍 보고 길게 찼을 뿐, 약속된 플레이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전반 지나치게 수비에 치중한 이탈리아는 후반 조금 더 공격적으로 임했지만, 역시나 스웨덴을 위협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모처럼 오버래핑 나온 윙백 알레산드로 플로렌치의 크로스는 연거푸 골키퍼에게로 향했다. 후반 4분 펠레의 슛은 하늘 높이 떴다.
안토니오 콘테 이탈리아 감독은 공격진 활약이 성에 차지 않았는지, 후반 14분 펠레를 빼고 시모네 자자를 투입했다. 이탈리아는 후반 41분 파롤로가 헤더로 골대를 강타한 뒤, 43분 에데르의 결승골로 1-0 승리했다.
허나 마지막 5분을 제외하곤 하품을 유발했다.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벨기에전(2-0 승)과는 딴판이었다.
이같은 현상을 예견한 전문가들은 제법 있다.
대회 전, 스페인의 저명한 축구 전문가 기욤 발라게는 이탈리아의 수비 조직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들의 약점으로 "재능 부족"을 꼽았다.
이겼지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표정에는 "고민"이라고 쓰였다. 사진(프랑스 툴루즈)=AFPBBNews=News1

프란체스코 토티,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가깝게는 유로2012에서 강한 임팩트를 남긴 마리오 발로텔리와 같이 공격적 재능을 지닌 선수가 현 스쿼드에선 보이지 않는단 얘기다.
스웨덴의 에릭 함렌 감독도 이 점을 콕 짚었다. 수비 조직력을 치켜세우면서도 "현재 이탈리아 대표팀에는 빅스타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는 2경기에서 승점 6점을 쌓으며 16강에 진출했다. 3회 연속 유로 토너먼트 진출이다. 하지만 토너먼트에선 더 까다로운 팀을 상대한다. 스웨덴전에서 선보인 공격 작업 능력으론 어떠한 팀도 꿰기 어렵다. 콘테 감독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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