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삼성 웃다 | ‘초반’ 버텨낸 마운드-‘후반’ 폭발한 타선
입력 2016-06-17 21:53 
삼성 라이온즈의 박해민(왼쪽)이 1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1로 맞선 7회 2사 3루서 역전 2루타를 날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17일 삼성과 두산의 시즌 5차전은 박빙이었다. 선발투수 김기태의 호투는 변수였다. 김기태는 7회 1사까지 2피안타 2볼넷으로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2회 실투로 에반스에게 홈런을 허용한 게 유일한 흠이었다. 이번주 광주에서 28득점을 올리며 활활 타올랐던 두산 타선은 마운드 위에 김기태가 있는 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또 다른 변수는 김기태의 강판 시점. 오른 중지 손톱 이상으로 갑작스레 교체됐다. 투구수는 92개. 앞서 불펜이 몸을 풀며 출동을 준비했으나 김기태의 강판 타이밍은 예상외였다.
바통을 이은 건 안지만. 8타자를 상대해 피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줬으나 만루서 맞지 않았다. 그의 탈삼진은 2개. 1사 만루에서 잇달아 나왔다. 8회 불씨를 남겼지만, 이번에는 6일 만에 등판한 심창민이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살얼음판을 걸었지만 마운드는 버텼다. 관건은 삼성의 공격이었다. 삼성은 두산과 시리즈 전적에서 1승 3패로 열세다. 이유는 득점력 부족. 4경기에서 15득점을 올렸으나 2득점 이하 3경기였다. 두산 마운드 공략에 애를 먹었다는 방증이다.
게다가 최근 흐름도 좋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타선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엇박자까지 났다. SK와 주중 3연전에서 득점은 단 7점이었다. 타구는 번번이 야수 정면. 행운의 안타조차 없었다.
연패를 벗어나 승리하기 위해선 점수를 뽑아야 했다. 기본 명제다. 막힌 혈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4일 연속 삼성 타선은 답답했다. 허준혁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찬스가 아주 없진 않았다. 그러나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다. 2회와 5회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으나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5회까지 안타는 3개뿐.
잠든 타선을 깨운 건 박한이였다. 무릎이 좋지 않아 선발 라인업 제외까지 검토됐던 박한이는 3번째 타석(6회)에서 허준혁의 속구를 통타, 동점 홈런을 날렸다. 라이온즈파크 외야 우중간을 갈라 펜스를 넘어가는 사이다 같은 한방이었다.

1-1 동점을 만든 삼성은 7회 역전에 성공했다. 5회 찬스에서 침묵했던 박해민과 이승엽이 해결했다. 백상원이 2루수 오재원의 실책으로 행운의 출루를 하자, 박해민이 2루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리고 절묘한 타이밍에서 터진 이승엽의 통산 428호 홈런(2점).
스코어 2-1과 4-1은 전혀 달랐다. 두산이 최근 매서운 뒷심을 발휘했던 걸 고려하면, 더욱 그러했다. 그리고 8회 6년 만에 터진 박한이의 연타석 홈런(개인 2호) 덕분에 삼성은 두산의 끈질긴 추격을 이겨내며 홈 7연패를 벗어났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