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안서 경비행기 추락 사고, 올해만 2번째…안전규정 준수했나
입력 2016-06-17 20:28 
무안서 경비행기 추락 사고/사진=MBN
무안서 경비행기 추락 사고, 올해만 2번째…안전규정 준수했나



훈련·교육용 경비행기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훈련·교육용 경비행기 사고가 발생했고, 올해에만 벌써 2건이 발생해 5명이 숨졌습니다.

항공 전문가들은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아 사고가 잇따르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민간 비행교육업체를 특별 점검해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는지, 안전규정을 준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잊을 만하면 경비행기 추락 = 17일 오후 3시 9분께 전남 무안군 현경면 수양리 야산 밭에 4인승 경비행기(SR20) 1대가 떨어져 조종사 교관과 교육생 2명 등 모두 3명이 숨졌습니다.

이들은 무안공항에 입주한 민간 조종사교육원 소속으로, 무안공항 이착륙 훈련을 하던 도중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월 28일 오후 6시 32분께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는 경비행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2명이 사망했습니다.

항공기 조종교육 업체 소속 세스나 172 경비행기(편명 HL1153)가 관제탑 허가를 받고 이륙했고 1분 뒤 레이더에서 사라졌습니다.

경비행기는 지면과 거의 80도 각도로 땅에 박혀 동체와 꼬리날개만 남아 있었고 기체 앞부분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탑승한 교관과 훈련생이 숨졌습니다.

지난해 3월 19일 오전 10시 52분께는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 건설현장 인근 공터에 경비행기가 비상착륙했습니다.

경비행기 안에는 조종훈련 교관과 교육생 등 2명이 타고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2013년 11월 12일에는 경북 영덕에서 훈련 비행 중 경비행기가 실종했고, 다음 날 칠보산 정상 부근에서 추락한 경비행기 잔해와 탑승자 3명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한서대 소속 비행 교관과 학생 2명 등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은 세스나C172S 기종의 경비행기를 타고 12일 오후 5시 50분께 충남 태안비행장을 이륙한 뒤 오후 7시 30분께 경북 울진군 기성면에 있는 울진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습니다.

◇ 안전관리·규정 준수했나 = 항공 전문가들은 훈련용이나 교육용 경비행기 사고가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안전 규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황사식 한국항공대 울진비행훈련원 부원장은 "무안공항에는 4∼5개 기관이 들어가서 훈련해 온 만큼 표준화한 절차를 이행했는지, 안전관리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황 부원장은 "많은 대학에서 운항학과가 생겼으나 안전 규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규정을 만들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제대로 따르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항공 전문가는 "무안공항에서는 그동안 사고가 자주 발생해 그만큼 안전관리가 잘 안 된다고 봐야 한다"며 "교육기관이 시설이나 교관만 갖추고서 안전에 투자를 잘 안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박종국 기장은 "민간 조종사교육원 소속 교관들도 민간 항공사에 들어가기 위해 교육원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교육생과 비교할 때 비행 경험의 차이가 크지 않아 비행 도중 여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비행 상황에서는 교재에서 배운 것 외에도 다양한 일들이 벌어져 바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하는데 경험이 적으면 쉽지 않다"며 "민간 교육원 문제는 사정이 열악한 중소업체로 갈수록 더 심하며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 안전한 훈련 환경 만들어야 = 전문가들은 교육용 경비행기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등이 더욱 안전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고 강조합니다.

비행훈련을 하지 않으면 조종사를 양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16개의 조종훈련업체가 등록돼 있고 실제로 15개 업체가 50여 대의 항공기로 영업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조종교육업체 재정상태가 열악하면 정비 불량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보완대책도 주문했습니다.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박동균 교수는 "안전과 관련해 투자를 많이 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교육과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사고가 잇따르자 국토교통부는 2020년까지 조종사 2천여 명을 육성하는 '항공 조종인력 양성방안'을 마련했습니다.

항공사가 요구하는 자격조건을 갖춘 조종사를 해마다 450여 명씩 2020년까지 2천 명 이상 국내에서 양성하고 훈련용 경비행기 사망사고를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조종사 수요는 증가하지만, 국내 사업용 조종사 훈련업체들은 항공사가 요구하는 경력·경험을 갖춘 조종사를 키워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훈련용 경비행기 사고를 없애기 위해 김포·인천·제주·김해공항 등 대형공항에서는 운항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국토부는 표준 훈련프로그램과 안전관리기준도 수립·고시해 훈련업체마다 다른 훈련프로그램·안전관리기준을 표준화합니다.

또 훈련 비행에 최적화한 훈련전용비행장도 전국에 3∼4곳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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