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브렉시트 반대 '조 콕스'의원 피살…미국서도 과거 닮은꼴 사건
입력 2016-06-17 19:28 
조 콕스/사진=콕스 의원 트위터 캡처
브렉시트 반대 '조 콕스'의원 피살…미국서도 과거 닮은꼴 사건



영국 노동당 소속 조 콕스 하원의원이 16일(현지시간) 총격 테러로 사망하면서 전 세계에서 끊이지 않고 일어났던 의원에 대한 테러 사건들이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미얀마 등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의원에 대한 테러는 대부분 민감한 사회적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정치적 반감을 품은 이들에 의해 저질러진 경우가 많아 해당 국가에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미국에서는 2011년 1월 애리조나주 투산의 쇼핑센터에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연방판사를 포함해 6명이 숨지고 개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을 포함한 12명이 다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특히 여성 의원인 기퍼즈는 건강보험개혁법안 처리 때 찬성표를 던진 이후 여러 차례 살해 등 협박을 받았다가 결국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총기 사건을 겪어 '습격당한 의회 민주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 됐습니다.


기퍼즈는 이번에 살해된 콕스 의원처럼 피격 당시 주민들과 직접 대면하는 행사를 하던 도중 머리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미국 정계는 이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미 하원은 이 사건 소식을 접하고 공화당 주도로 추진할 예정이던 건강보험개혁법 폐지안의 본회의 표결을 연기했을 정도입니다. 미 공화당이 추진하던 건강보험개혁법 폐지안은 하원에서는 통과됐으나 상원에서는 통과가 무산됐습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기퍼즈 의원은 2013년 1월 총기 규제를 위한 로비 단체를 만들었고 그해 3월에는 폭력 추방 노력의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존 F. 케네디 재단의 '용기 있는 인물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퍼즈 의원은 이번 콕스 의원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성명을 통해 "2011년 1월 8일(기퍼즈가 공격받은 날)이 미국 건국이념을 막지 못한 것처럼 영국의 다원주의와 민주주의 제도는 지속할 것"이라며 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는 "콕스 의원이 증오에 빠진 남성의 손에 암살당한 일은 우리 정치에 존재하는 조악함과 타인을 향한 증오의 징후이며 우리는 이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자신과 콕스 의원이 총격을 당한 주민과의 만남 행사를 언급하며 "나는 머리에 총을 맞고 목숨을 잃을 뻔한 주민 행사를 (후유증으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런 행사들은 시민과 연계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의원들이 기퍼즈처럼 공개된 정치집회 현장에서 야유와 협박에 시달리는 일은 적지 않았습니다.

현재 공화당 '1인자'로 꼽히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과거 행사 도중 소란을 피해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퇴장한 적이 있고 앨런 웨스트 하원의원의 행사에서 난동을 부린 2명이 경찰에 끌려나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번 콕스 의원 살해범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나 극우 성향을 지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불과 수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유럽 난민 위기로 독일 정국이 시끄러운 가운데 쾰른시장 후보로 나선 여성 정치인 헨리에테 레커가 반이민 정서를 가진 44세 남성의 흉기 테러에 중상을 입은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레커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다수당인 기독민주당(CDU)의 지원을 받는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이 범인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암살하기를 가장 원했다고 말할 정도로 메르켈 총리의 관대한 난민 수용 정책에 대한 반감이 강했습니다.

이 사건 후 치러진 쾰른 시장 선거에서 레커는 52.7%의 득표를 기록해 당선됐지만, 그 직후 쾰른 새해맞이 행사에서 난민들의 집단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서 난민 문제를 둘러싼 사회 분열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의원 피습은 아시아도 예외가 아닙니다.

지난해 10월 미얀마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이 유세 도중 흉기를 든 괴한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양곤에서 출마한 현직 하원 의원인 나잉 응안 린 의원이 지역구에서 유세를 벌이다 괴한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이마와 손, 팔목 등을 다쳐 인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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