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전역 KTX 증편과 맞물려 논란이 됐던 호남선 직선화 사업이 최종적으로 3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됐다. 지하철 9호선을 하남 미사지구까지 잇는 확장안도 조건부로 승인됐다. 다만 정부가 경제성 확보를 위해 재검토를 진행했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은 원안대로 인천 송도~서울 청량리 구간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철도산업심의위원회를 열어 오는 2025년까지 10년간 진행될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총사업비는 70조원 규모다.
3차 국가철도망의 핵심은 수도권 주요거점을 연결하는 GTX망 구축과 고속철의 병목현상 해소, 낙후된 기존 일반철도를 시속 230㎞급으로 고속화하는 사업이다.
앞서 지난 2월 국토부가 공개한 국가철도망 계획 초안은 노후선로 개량과 준고속철도 건립을 통해 전국을 2시간 생활권으로 묶고, 서울역을 중심으로 송도와 청량리, 의정부와 금정을 잇는 GTX망을 완성해 수도권 내 통근시간을 30분 이내로 단축하는게 골자였다.
다만 이날 회의에선 당초 초안에 없었던 서대전~논산 구간의 호남선 직선화를 국가철도망 계획에 추가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대전~논산 구간 호남선 직선화를 국가철도망에 포함하는 대신 이 사업과 구간이 중첩되는 논사~계룡 구간 충청권 광역철도 2단계 사업을 뒤로 미루는 방안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서대전에서 논산까지 약 50㎞의 호남선 선로를 개량하는 호남선 직선화는 대전 지역의 숙원사업이다. 지난해 4월 호남선 KTX 전용선이 개통되면서 위축된 서대전역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충북 오송에서 경부선과 갈라져 공주∼익산∼송정으로 연결되는 호남선 KTX는 고속철 기능을 위해 대부분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는다. 서대전역을 경유할 경우 45분이 추가 소요되는만큼 ‘저속철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대전 지역 반발을 우려해 하루 18회만 서대전역을 경유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62회에 달하던 KTX 운행이 18회로 줄면서 서대전역과 주변 역세권은 수요가 급감했다. 호남선 직선화는 선로 개량을 통해 열차 운행시간을 30분 이상 단축시킬 경우 저속철 논란 없이 KTX가 서대전역을 경유할 수 있다는 발상에서 나왔다.
실제로 호남선 서대전~논산 구간은 일제 강점기 때 건설된 노선 형태 그대로 100년 이상 유지돼 선형 불량과 곡선 구간이 많다. 시속 230㎞인 ITX 새마을호조차 이 구간에선 시속 80㎞ 밖에 속도를 내지 못해 꾸준히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다만 국토부 측은 당장 서대전역 경유 KTX 등이 논의되지는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지하철 9호선을 하남 미사지구까지 연결하는 방안도 국가철도망 사업에 포함됐다. 다만 서울시가 도시철도 9호선 5단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현재 4단계까지 마련된 도시철도 9호선 연장사업에 이어 서울시가 5단계 사업을 통해 고덕역~강일역 간의 도시철도 구간을 잇는다면, 정부가 강일역과 미사역 간 1.4㎞ 구간을 연장해 주는 방안이다.
함께 논란이 됐던 GTX B노선은 인천 송도와 청량리를 잇는 원안을 확정했다. 당초 GTX B노선은 송도~청량리 노선이 최초로 제시됐지만, 경제성이 낮다는 지적, 인천과 서울 강남권을 연결해달라는 요구 등에 따라 국토부가 송도와 삼성을 잇는 방안의 타당성에 대한 재기획 용역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미 GTX A, C노선이 삼성역을 통과하는 상황에서 B노선까지 삼성역을 경유할 경우 교통 집중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최종안에서는 송도~청량리 안으로 되돌리기로 했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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