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대표가 17일 해운산업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산은)에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대우조선해양 등 해운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의 역할에 대한 비판이 조금씩 제기되는 가운데 김 대표가 ‘산은 청문회를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민주 비대위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 부실 및 비리 의혹과 관련해 차제에 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청문회 실시가 불가피하다”며 산은에 대한 그간의 모든 사항에 대해 청문회에서 밝히고 앞으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의 역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분명히 입장이 정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산은이 관장하는 기업수가 120여개라는데 실질적으로 산은이 국책은행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느냐에 의구심이 늘어나는게 현실”이라며 대우조선해양에서 드러난 문제처럼 정부, 산은과의 이런 식의 연결고리가 계속 통제받지 않고 있다가는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게 시장경제 자율에 의한 구조조정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입증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최근 경제·스포츠·외교안보 등 각종 분야를 넘나들며 연일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이 내홍으로 주춤하는 사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일선에 나서며 당의 외연 확장을 이끄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추궈홍 중국 대사를 만난 데 이날은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를 국회로 초청해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러-한 간 철도 연결이나 가스파이프 라인 사업을 6자회담의 개최와 분리해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티모닌 대사는 한반도에서 경제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양자(한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에 많은 도움 줄 수 있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또 야당으로서는 처음으로 안보정책 싱크탱크인 ‘국방안보센터를 만들고 안보정당 이미지 확립에 나섰다. 또 8일에는 야당 대표로는 최초로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안보 행보를 강화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2016 리우하계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같은 김 대표의 행보는 새누리당이 친박-비박 간 정쟁으로 대외 이슈에 대응하지 못하는 틈을 타 중도층 표심을 파고 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수출입은행(수은)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수은은 성동조선해양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엉망으로 해서 국민경제에 수조원의 손실을 안겼다”며 현 정부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행태에 대해 진정 책임을 느낀다면 (수은의) 이덕훈 행장부터 책임을 묻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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