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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 쌍방향 예능, 웃음을 찾는 항해
입력 2016-06-14 17:44  | 수정 2016-06-15 10:4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본 방송 전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누리꾼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부쩍 늘었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첫 시도한 이러한 흐름은 KBS '어서옵SHOW', SBS '꽃놀이패'까지 이어졌다. 지상파 3사는 모바일 중심의 방송 환경 속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2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인 '마리텔'은 BJ(인터넷 방송 진행자·Broadcasting Jockey)가 자신만의 콘텐츠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것에서 착안한 프로그램이다. 5인의 전문가가 주제를 선정해 2주에 한 번씩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한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능숙한 진행 솜씨와 요리 실력을 선보여 생방송 시청자와 호흡해 인기를 끌었다. 수더분한 충청도 사투리와 설탕을 강조하는 조립법으로 '슈가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김구라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연예인들이 출연해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마리텔'로부터 시작된 쌍방향 예능의 바람은 KBS, SBS에도 옮겨갔다. 토요일 밤에 꾸준히 5,6% 시청률을 보이면서 화제성이 높은 '마리텔'의 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이다.

KBS는 배우 이서진, 가수 김종국, 방송인 노홍철이 호스트로 나서 각계각층 스타들의 재능을 판매하는 '어서옵SHOW'를 지난 5월부터 선보였다. 방송 2주 전 온라인에서 공개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안정환, 송소희, 박나래, 차태현 등이 출연했다.
온라인 예능인 '좋아요'를 선보였던 SBS는 '꽃놀이패'를 들고나왔다. 전 농구선수 서장훈, 방탄소년단 정국 등 6인의 멤버의 2박 3일 여행과정을 생중계했다. 시청자들의 실시간 투표로 이들의 운명을 결정했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소통하는 예능프로그램의 가장 두드러지는 강점은 '소통'이다. 방송사들이 내놓은 콘텐츠를 시청자가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참여가 가능해졌다. 채팅으로 진행자는 물론 같은 방에 있는 이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단순히 보고 듣기만 했던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가 더해진 것이다. '마리텔'에서 진행자가 채팅방의 재밌는 글귀를 읽어주는 형식은 앞서 탄생한 인터넷 방송을 떠올리게 했다. 격식 없는 대화 속에서 진행자의 별명이 생겼고, 그 시간 속에서의 특별한 추억이 만들어졌다.
시청자 참여는 곧바로 온라인에서의 화제로 이어졌다. 각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패러디가 생산됐고, 이는 시청자들의 또 다른 재미가 됐다. 제작진의 손을 거친 편집 방송이 따라갈 수 없는 파급력이다.
수많은 장점을 가진 쌍방향 예능에도 골칫거리는 있다. 방송 진행자들을 무조건 비난하거나 욕설을 늘어놓는 누리꾼들이다. 이들은 방송 내용과 상관없이 악의적인 채팅과 글을 올려 진행을 방해했고, 방송의 질을 떨어뜨렸다.
여과되지 않은 온라인 방송은 예상외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마리텔'에서는 한 진행자가 손가락 욕설로 논란에 휩싸였고, 자극적인 말과 행동이 문제가 됐다. 제작진이 촘촘한 장치를 마련해도 방송 중에는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꽃놀이패'에서는 서장훈, 조세호가 정국을 향해 한 발언도 누리꾼의 눈초리를 받았다. 정국이 사온 수제 햄버거에 대해 조세호가 "먹다 남긴 거 같다"고 말해 공분을 산 것이다. 친분 때문에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싸늘한 반응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변화하는 시청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낼 만하지만, 쌍방향 예능은 언제든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폭탄을 안고 있다. 출연자, 시청자, 제작진이 열린 공간에서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방송 제작진은 온라인 모바일에서 웃음의 미래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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