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급진 이슬람과의 전쟁" 클린턴 향해 "아주 나약한 사람" 막말

트럼프 "급진 이슬람과의 전쟁" 클린턴 향해 "아주 나약한 사람" 막말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사상 최악의 플로리다 주(州)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을 고리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본선 맞상대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올랜도와 같은) 이 정도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군인이 연루되지 않았지만, 이것은 (급진 이슬람과의) 전쟁이다. 단언코 전쟁이다"고 규정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더 똑똑해야 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해 "이 사람은 아무런 생각이 없다. 단호하지도 똑똑하지도 않고 뭔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는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서도 "여러 많은 분야에서 아주 나약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면서 "군 최고통수권자의 임무를 맡을 자격이 없다. 전직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조차 그녀를 '거의 미치광이'(almost like a maniac)라고 표현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또 오바마 대통령의 총기규제 강화 드라이브를 거론하며 "그 총기난사 용의자는 총기면허를 소지하고 있었고 오바마 대통령이 규제를 강화했더라도 신원조회를 통과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총기 소유 자체의 문제보다는 총기난사 용의자 오마르 마틴의 극단 이슬람 성향이 근본 문제라는 게 트럼프의 지적입니다. 총기 소유 옹호론자인 트럼프는 마틴을 '미치광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트럼프는 전날 오후 성명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을 규탄하면서도 '급진 이슬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겨냥해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도 부끄럽게도 급진 이슬람이라는 용어의 사용을 거부했다"면서 "그것 하나만으로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만약 힐러리 클린턴이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급진 이슬람이라는 말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그녀 또한 대선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대대적 공세는 인종차별 발언 논란의 역풍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안보 이슈로 반전의 기회를 잡아 초반부터 기선을 확실하게 잡겠다는 계산으로 보입니다.

트럼프는 애초 이날 뉴햄프셔 주(州)에서 할 예정이던 유세를 전격 취소하는 대신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과 국가안보 및 이민대책 등을 주제로 연설하기로 했다. 불법이민자 유입 차단, 중동 난민 수용 반대, 미국내 모스크(회교사원) 철저 감시 등을 재차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무슬림 커뮤니티가 자신들 내부의 문제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모스크를 감시하는 것과 관련해 매우 강하게 나가야 한다"며 철저한 감시를 요구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