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노조 파업과 테러 위협의 혼란 속에서 10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개막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가 비교적 무사히 첫발을 뗐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잉글랜드 훌리건을 최루가스로 진압하는 등 사건도 빚어졌습니다.
AFP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파리 연쇄 테러 현장이었던 파리 외곽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는 엄중한 보안 과정을 감내하고 입장한 8만여 명 관중이 개막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애초 철도 노조원들은 경기장을 잇는 철도 노선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지만, 프랑스 노동총연맹(CGT)이 유로 경기를 볼모로 삼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우려만큼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잉글랜드와 러시아의 경기가 열리는 남부 항구 도시 마르세유에서는 난동을 부리는 잉글랜드 훌리건 수백 명이 이틀 연속 경찰 기동대와 충돌을 빚었습니다.
전날 밤에도 프랑스 팬들과 싸움을 벌였던 잉글랜드 팬들 때문에 경찰이 추가 배치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들이 다시 경기장 근처에 모여 술을 마시고 국기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자 경찰은 이들을 해산하려고 최루가스를 발사했습니다.
이들은 경찰차에 맥주병과 식당 의자를 던지며 저항하다가 빨간색 잉글랜드 티셔츠를 입은 한 남자가 연행되면서 잠잠해졌으나 싸움을 하는 등 소란이 일자 다시 최루가스를 발사했습니다.
인근의 술집과 식당들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일찍 문을 닫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체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전날 밤에도 술을 마시다가 러시아 팬, 현지 젊은이들과 싸움을 벌여 2명이 체포되고 경찰관 4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습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다음 날 아침 성명에서 이 사건에 실망을 표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면서 러시아와의 경기를 즐겨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마르세유에서는 1998년 월드컵 당시에도 잉글랜드와 튀니지 팬이 크게 충돌한 바 있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모두가 규칙을 따라줬다"다며 무사히 개막한 것을 환영했습니다.
에펠탑 인근에 마련된 팬 존(단체 관람·응원 구역)에서 경기를 관람한 사람은 정원 9만2천 명의 절반에 못 미치는 4만1천∼4만5천 명 정도로 추산됐습니다.
파리 테러 이후 무방비 상태의 일반 대중(소프트타깃)을 대상으로 한 테러 우려가 커진 탓입니다.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를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는 경기가 열리는 동안 선수들과 축구팬들을 보호하기 위해 파리 등 경기가 열리는 전국 10개 도시에 모두 9만 명의 경찰과 경비 요원들을 배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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