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네이버 라인, 내달 도쿄·뉴욕증시 동시 상장
입력 2016-06-10 16:03  | 수정 2016-06-10 22:48
네이버 자회사인 메신저 서비스업체 라인주식회사(라인)가 다음달 도쿄증권거래소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다.
라인은 오는 7월 도쿄증권거래소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고 10일 한국거래소와 도쿄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라인은 공시에서 "신주 발행 방식으로 3500만주를 공모한다"며 "일본 투자자 대상 1300만주, 일본 외 해외 투자자 대상으로 2200만주를 공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상장 예정가는 주당 2800엔(3만244원)이며 전체 공모액은 1조585억원이다. 라인은 공모자금을 시설 자금과 운영 자금, 타 법인 증권 취득 자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라인 상장은 서비스가 일본에서 출시된 지 5년, 해외 상장을 추진한 지 2년 만이다. 라인은 2000년 네이버재팬으로 출발한 네이버의 100% 자회사다. 네이버와 별개로 사업을 수행해 성장한 해외 자회사로, 글로벌 증시 두 곳에 동시 상장하게 됐다.
네이버는 라인의 지분 100%(라인 주식 1억7499만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3500만주를 라인이 발행하게 되면 네이버의 라인 지분율은 83%로 줄어들게 된다.

라인은 11일부터 상장을 위한 투자설명회를 열고 28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수요예측을 시작한다. 다음달 11일 공모가가 결정되면 12~13일 공모주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상장 예정일은 현지 기준으로 뉴욕이 7월 14일, 도쿄가 그 다음날인 15일이다. 상장주간사는 노무라증권과 골드만삭스, JP모건이 맡았다. 라인은 일본 내 공모 주식 중 최대 65만주를 종업원지주회에 배정할 계획이다.
라인 이용자는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2억명을 웃돈다. 누적 가입자는 10억명을 돌파했다. 업계는 기업공개(IPO)로 1조원가량의 실탄을 장전하게 될 라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라인 관계자는 "성공을 거둔 일본과 동남아시아에 이어 북미 시장을 두드리기 위한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투자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은 지난달 대규모 기자간담회를 열고 태국 라인에서 처음 실시하는 택배서비스 '라인맨'을 선보였다. 라인은 인도네시아 이동 수단 서비스와도 제휴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엮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을 처음 접하는 인구가 대부분이다. 모바일 잠재력이 큰 지역이기에 정보기술(IT) 업체가 눈독을 들이는 최대 시장이다.
라인의 다음 진출지인 북미에서는 페이스북, 스냅챗, 와츠앱 등 이미 메신저시장이 포화 상태다. 따라서 라인은 뉴욕 증시 상장 후 M&A 등을 통해 공격적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라인의 상장 직후 시가총액을 6000억엔(약 6조5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일본 증시 상장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지만 처음 상장설이 제기됐던 2년 전에 비해 몸값이 크게 떨어졌다. 2014년 라인의 시가총액은 1조엔(약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IT업계 관계자는 "트위터 등 글로벌 IT기업 실적이 부진하고 라인의 이용자 증가세도 둔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심은 네이버 주가 향방에 쏠리고 있다. 예상보다 낮은 라인의 시가총액이 네이버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라인이 상장하면 네이버 밸류에이션 산출 논리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텐센트라는 글로벌 메신저 업체와 비교해 밸류에이션을 산정했지만 이후에는 밸류에이션 산정 기준이 구글 등 글로벌 포털업체로 바뀐다는 것이다.
공 연구원은 "2016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 텐센트는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 구글은 2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구글을 기준으로 한 네이버의 포털 부문 가치는 11조~14조원가량으로 24조원에 달하는 현재 시가총액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투자자 소통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네이버는 지난 1일 외신에 라인 상장설이 보도되자 상장을 검토 중이라는 언급 없이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고만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추정 보도일 뿐이라고 하더니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아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느냐"며 "라인 상장설로 인한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일단 부인하고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라인 모회사인 네이버는 전일과 동일한 72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노현 기자 / 이경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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