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의 술자리 후 어김없이 찾아오는 ‘더치페이의 순간, 내 카드로 한 번에 긁은 뒤 친구들이 할당량 만큼 돈을 보내주길 바라며 계좌번호를 단체 카톡창에 쏜다. 더치페이를 약속하고 슬쩍 돈을 보내지 않는 얌체족에 당한 적이 있어 특단의 조치도 취했다. 굳게 마음먹고 메시지를 한자한자 정성들여 입력한다. ‘A은행으로 보내고 계좌번호는 내 휴대폰 번호야. 이번에도 계좌번호 까먹었다고 안보내면 알지~?^^
은행들이 휴대폰 번호는 물론 ‘1004-828282-1004와 같이 내가 원하는 번호로 계좌번호를 만들어 주는 맞춤형 계좌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시중은행 중 최초로 2005년부터 휴대폰번호나 생년월일 등 의미있는 번호 등으로 고객이 직접 계좌번호를 지정할 수 있는 ‘평생계좌번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계좌번호는 2가지 종류로 10자리와 11자리 중 한가지를 선택해 고객이 지정할 수 있다. 대상 계좌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에 한한다.
해당 서비스의 인기에 힘입어 신한·우리은행도 유사한 서비스를 속속 출시했다. 기업은행이 창구에서만 신청가능한 것과 달리 이들 은행은 인터넷뱅킹을 앞세워 서비스 경쟁에 가세했다.
신한은행은 고객이 핸드폰 번호 외에도 별도로 지정한 번호로 자유롭게 계좌번호를 설정할 수 있는 ‘평생계좌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 홈페이지에서 개인뱅킹 탭에서 사용자관리를 클릭한 후, 좌측에 ‘평생계좌서비스신청 페이지로 가는 안내창을 클릭하면 된다. 창이 바뀌면 10~14자리 범위 내에서 계좌자리 수를 선택해 입력하면 된다. 다만 1계좌 1번호만 등록 가능하고 첫째 자리는 반드시 ‘0번으로 시작해야 해 핸드폰 번호로 설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추후 번호이동 시에도 해당 페이지에서 간편하게 조회하고 해지할 수 있다.
우리은행에서 계좌번호를 바꾸고 싶은 고객은 인터넷 뱅킹에 로그인한 뒤 ‘예금/신탁메뉴에서 휴대폰계좌번호서비스를 클릭하면 된다. 폰번호와 계좌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휴대폰 인증절차를 거친뒤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등록하면 된다. 이후 핸드폰번호를 바꾸거나 연결을 끊고 싶을 때도 인터넷뱅킹 홈페이지에서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초기에는 고객이 핸드폰 번호로 계좌번호를 만들어 달라고 신청하면 창구직원들이 그런 기능도 있냐며 놀랄 정도로 서비스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인터넷뱅킹이 활성화되고 해당 서비스가 블로그 등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꽤 이용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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