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안티’ 많은 힐러리에 오바마·샌더스 지지는 천군만마
입력 2016-06-10 14:46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선언과 버니 샌더스의 협력 약속으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대선 가도에 탄력이 붙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힐러리의 경선 상대인 샌더스와 백악관에서 회동한 직후 힐러리 선거 사이트에 동영상을 올려 힐러리만큼 미국 대통령에 적합한 인물을 현재로선 찾을 수 없다”며 나는 전적으로 힐러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샌더스도 백악관 회동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힐러리 후보와 조만간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힐러리로서는 국정지지도 52%에 달하는 현직 대통령의 공식적인 지지를 받음으로써 선거운동에 엄청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샌더스의 협력까지 끌어내 유권자들의 추가 지지를 얻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 지지의 첫 행보로 오는 15일 위스콘신에서 힐러리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위스콘신은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율이 비슷하다. 특히 쇠락한 공장지대의 대표지역으로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높은 지지를 받은 곳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원 유세는 힐러리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이란 핵합의와 쿠바와의 국교정상화, 파리 기후협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등 자신의 업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힐러리가 승리하는 것이 절박하다.
샌더스의 협력 선언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오바마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 오바마 대통령은 샌더스와의 회동에서 (샌더스 후보는) 양극화와 금권정치 문제를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정치에 새로운 숙제를 던졌으며 젊은 층을 정치에 끌어들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샌더스의 메시지를 끌어안아 민주당과 미국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샌더스는 트럼프를 이기고 1%가 아닌 국민 모두를 대표하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협력할지에 대해 조만간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샌더스가 오는 14일 워싱턴DC 경선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힐러리와 경쟁을 계속하기보다는 자신을 지지해 준 유권자들에 화답하고 그들에게 힐러리 지지를 당부할 시간을 확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샌더스가 7월 전당대회를 경쟁 전당대회로 치르겠다는 당초 예상과 달리 워싱턴DC 경선을 마친 직후 적절한 시기에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는 선언을 하고 후보에서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와 샌더스라는 민주당의 두 거물의 협력을 약속받은 힐러리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상 전부를 얻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힐러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내가 오랜 기간에 걸쳐 경쟁자로서, 동료로서 함께 했던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는 8년 전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데서 이젠 협력 대상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2008년 당시 6개월간의 경선 끝에 양쪽 진영은 불신의 골이 깊었고 힐러리의 패배 승복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적대감이 작지 않았다. 힐러리가 오바마 정부 초대 국무장관에 기용된 후에도 양쪽 선거캠프 인사들은 쉽게 화해하지 못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힐러리 지지선언에 대해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가 ‘거짓말쟁이 힐러리를 지지했다. 이것은 오바마 정부를 4년 더 연장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힐러리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는 트위터 계정을 없애는 게 좋겠다”고 맞섰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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