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모야모야병 여대생 사건 피의자, '뒤늦은 후회'
입력 2016-06-09 19:01 
모야모야병 여대생/사진=연합뉴스
모야모야병 여대생 사건 피의자, '뒤늦은 후회'



여씨는 지난 5일 오후 11시 52분께 의정부시내 한 골목길에서 돈을 뺏으려고 흉기로 김모(19·대학생)양을 위협했습니다.

김양은 여씨를 뿌리치고 바로 달아나 현장에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집으로 있는 힘껏 달려 피신한 뒤 쓰러졌습니다.

범행 피해 장소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김양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부모에게 "칼, 칼, 칼, 강도"라고 소리쳤다. 이때까진 의식이 있어 용의자의 인상착의에 대한 설명도 몇 마디 더했습니다.

이에 화들짝 놀란 아버지는 집 밖으로 강도를 잡겠다며 나갔고, 어머니는 112에 신고했다. 강도를 당할 뻔한 지 불과 10분 뒤인 6일 오전 0시 2분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이 일대를 뒤지는 사이, 평소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던 김양은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습니다.

현재 김양은 아직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씨는 범행 현장에 방범용 무인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흐릿하게나마 범행 장면이 확인돼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이튿날인 7일 오전 11시께 범행 장소 주변을 탐문하던 중 여씨를 발견해 긴급체포했습니다.

경찰 조사 중, 여씨의 집에서 사건 당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지만 술에 취해 범행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여씨가 과거 대출 사기를 당하고 헤어진 여자친구에게도 돈을 빌리는 등 경제적으로 궁핍해지자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범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여씨는 자신이 위협한 여대생이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9일 오전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피해자와 가족에게 정말 잘못하고 죄송하다"고 뒤늦게 후회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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