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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로버츠와 마에다가 말하는 `불펜 귀환 사건`
입력 2016-06-09 15:23 
마에다는 7회까지 97개의 공을 던지고 1실점만 기록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9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LA다저스의 경기에서는 등판을 위해 마운드로 오던 선수가 다시 되돌아가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상황은 이랬다. 7회초 콜로라도 공격, 2사 2루에서 좌타자 다니엘 데스칼소 타석을 앞두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왔다. 모두가 투수 교체 타이밍이라 생각했고, 외야 불펜에서는 좌완 아담 리베라토어가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로버츠가 갑자기 더그아웃을 바라봤고, 통역 윌리 아이어토에게 손짓을 했다. 통역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로버츠는 마에다와 뭔가 대화를 했고, 교체없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달려오던 리베라토어는 다시 불펜으로 되돌아가야 했다.
아이어토는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보통은 감독이 나가면 교체하러 가는 것이기에 따라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감독이 나를 불렀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로버츠는 "마에다를 교체할 생각이었다. 이미 96개를 던졌고, 충분히 잘했기 때문이다"라며 처음에는 마에다를 교체할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 "마에다를 보면서 느낌이 어떤지를 묻고 싶었다. 마에다가 데스칼소를 잡고 이번 이닝을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마음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마에다는 "감독이 올라오기 전에 구원 투수가 오는 것을 봤기 때문에 당연히 교체라 생각했다"며 교체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감독의 변심에 대해서는 "나는 경기에 남고 싶은 마음이었기 때문에 놀라지는 않았다. 계속 던지고 싶었고, 이 뜻을 확실하게 전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가장 불쌍한 선수는 나왔다 다시 들어간 리베라토어다. 로버츠는 "경기에 나가고 싶은 열망이 너무 강했던 거 같다. 이것은 좋은 일"이라며 리베라토어에 대해 말했다.

이 장면을 지켜 본 포수 A.J. 엘리스는 "뭔가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의 말처럼 이날 다저스가 보여준 촌극은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를 의심하게 하기 충분했다.
더 아쉬웠던 것은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에다는 데스칼소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이날 경기의 유일한 실점을 허용했다. 팀은 0-1로 졌고, 마에다는 패전투수가 됐다.
로버츠는 "브레이킹볼이었다. 약간 높았지만, 그래도 타구는 빗맞은 타구였다. 마에다는 오늘 대단히 잘 던졌다. 6이닝 넘게 던지며 9개의 삼진을 뺏었고, 1실점만 기록했다. 우리는 이 경기를 이겼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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