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계무형유산 '강릉단오제' 11년째…'세계화' 꿈 이뤘나
입력 2016-06-09 13:28 
강릉 단오제/사진=연합뉴스
강릉 단오제/사진=연합뉴스
세계무형유산 '강릉단오제' 11년째…'세계화' 꿈 이뤘나



한국인의 삶을 알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축제로 불리는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 '강릉단오제'가 6월의 강릉을 온통 들썩이게 하고 있습니다.

시내가 조용할 정도로 강릉시민뿐 아니라 동해안 지역주민, 관광객의 발길은 단오장에 머뭅니다.

8일간 12개 분야 75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강릉단오제를 신명나게 합니다.

관람객은 단오제 기간 펼쳐지는 부정굿, 군웅 장수굿 등 20여 가지의 단오굿에 집안의 평안과 생산의 풍요로움, 무병장수를 간절하게 소원하고 빕니다.


춤과 동작을 위주로 한 국내 유일 무언 가면극 관노가면극에서 사랑과 오해, 화해의 다섯 마당을 함께 하며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매년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천 년을 이어온 원동력이 된 전국 최대 규모의 풍물시장인 난장과 다양한 체험촌에서 단오문화를 만끽합니다.

◇ 인류 무형유산 등록 11년…무엇을 이뤘나

시민 속에 천 년을 이어 온 강릉단오제는 2005년 11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됐습니다.

국내에서는 3번째로 등록됐고, 올해로 11년째를 맞았습니다.

동양권 단오 문화의 성지가 됐고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세계인이 보호해야 할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원형보존과 세계화가 화두였습니다.

프로그램은 다양해지고 볼거리는 풍성해졌습니다.

신통대길은 읍면동과 시민, 외국의 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한국형 길놀이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강릉의 몸짓'이라는 주제의 길놀이는 시민이 구경꾼이 아닌 직접 문화를 만들고 참여케 하는 강릉단오제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06년 8개 분야 61개에 불과하던 프로그램이 올해는 12개 분야 75개 프로그램으로 대폭 확충됐습니다.

어린이 설화극을 시작하고 청소년 한마당을 확대하는 등 미래 단오제의 주역인 어린이와 청소년 프로그램을 비중 있게 선택해 참가를 유도했습니다.

학술연구와 콘텐츠 발굴도 공을 들였습니다.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인 임돈희 동국대 석좌교수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사라져 간 많은 지역축제와 달리 강릉단오제는 많은 어려움에도 시민이 굳건히 지켜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무형유산을 선물했고, 이제 유네스코가 바라는 모범적인 무형유산이 됐다"라고 지난 10년을 평가했습니다.

임 교수는 강릉단오제가 유네스코가 요구하는 공동체 안에서 보호·전승과 재창조되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승을 위한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 과제는…세계화 등 아직 2% 부족

강릉시는 유네스코 선정을 계기로 강릉 단오의 세계화를 선언했습니다.

2008년 세계무형문화유산을 가진 13개 도시가 참여한 국제무형문화도시연합(ICCN)을 주도적으로 창립했습니다.

지금은 38개국 39개 도시, 25개 기관이 참여하는 유네스코 무형유산분야 자문기구로 승격됐습니다.

강릉에 사무국을 둔 ICCN은 강릉 단오를 세계에 홍보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합니다.

2012년 10월에는 강릉 단오를 세계에 알리는 세계무형문화축전을 국제행사로 개최했습니다.

이 행사에는 23개국 28개 도시 100여 팀이 참여해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2010년에는 아시아 단오 한마당을 열었습니다.

행사에는 중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 10여 팀이 참가했습니다.

그러나 강릉 단오의 세계화는 아직 2% 부족합니다.

황루시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2012년 세계무형문화축전에는 34만명이 방문했으나 열흘 내내 출연자를 제외하고 외국인 관광객은 거의 보기 어려웠다"라며 "국제화의 길이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당시를 진단했습니다.

전문가 부족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강릉시와 강릉단오제위원회, 강릉단오제보존회에 제대로 된 전문가가 없고 정기적인 학술대회조차 없어 국제화, 콘텐츠 개발 등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강릉단오제의 전승자인 무격부(무당)의 독립된 전수공간 마련도 시급합니다.

무녀들이 맘 놓고 춤추고 악사들이 연주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화 논리에 편입돼 지역적 특성이 상실되는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고민거리입니다.

첨단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을 둬 내 손안에서 실시간으로 모든 단오를 보고 즐길 수 있는 스마트 단오도 강릉단오제의 또 하나의 과제입니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강릉 단오 세계 홍보 기회

강릉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빙상종목 개최도시입니다.

시는 강릉단오제를 매개로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인 문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콘텐츠 발굴과 육성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신명과 화합의 천 년 축제 강릉 단오가 동계올림픽 성공개최의 자양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림픽 기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축제' 등을 계획, 강릉 단오를 세계에 적극적으로 홍보할 기회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지역에서는 올림픽 기간에 선보일 겨울 단오가 일부 난항을 겪고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단오는 실현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 소장은 "러시아 소치가 봄맞이 전통 민속축제인 마슬레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처럼 강릉단오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대표적 문화 콘텐츠"라고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제언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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