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원구성, 국회의장 챙긴 더민주…상임위 챙긴 새누리
20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 결과는 새누리당의 상임위원장 '선방',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장 '쟁취'로 요약됩니다.
이런 가운데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실리를 극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법정 시한을 넘기면서 끌어온 원 구성 협상을 새누리당의 전격적인 의장직 양보에 따라 8일 극적으로 타결했습니다.
집권 여당으로서 의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새누리당은 유력 의장 후보인 서청원 의원(8선)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의장직을 더민주에 내어줬습니다.
국가 의전서열 2위이자 입법부의 수장이라는 상징적 자리가 야당에 넘어갔고, 과거 여소야대 구도에서도 의장은 여당이 맡았다는 '관례'에 예외를 남겼습니다.
원 구성을 더 늦추는 게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의 자세가 아니다"는 명분과 극단적으로 여야 표 대결로 흐를 경우 유리하지 않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입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원 구성 합의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 법정 시한에서 하루 이틀 늦었지만, 조기에 타결돼서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의장을 내어주는 대신 국회 활동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상임위원장직 배분에서 어느 정도 반대급부를 챙겼다는 평가입니다.
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운영위원장을 지킨 것은 물론, 야당 몫으로 여겨진 법제사법위원장까지 여당 몫으로 돌린 게 대표적입니다.
운영위는 청와대를 피감 기관으로 하면서 국회 운영 전반을 다룬다는 점에서, 법사위는 각 상임위를 거친 법안들의 '최종 관문'이라는 점에서 핵심 상임위입니다.
새누리당은 또 기획재정위와 정무위 등 경제정책 관련 주요 상임위원장을 '사수'하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도 확보했습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국면에서는 법사·미방위가 중요하고, 기업 구조조정 '돈줄'인 금융을 담당하는 정무위도 지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법사위를 가져오는 대신 외교통일·윤리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더민주에 넘겼습니다.
나라 살림을 정하는 예결위가 야당에 넘어간 건 타격이지만, 국회 선진화법(현행 국회법)의 예산안 자동부의 조항이 있어 예결위의 권한은 예전만큼 크지 않습니다.
더민주의 득실은 쉽게 말하면 새누리당의 득실을 뒤집은 셈이 됩니다. 비록 한 석 차이긴 하지만, 원내 제1당으로서 본회의장 의사봉을 잡겠다는 방침을 관철했습니다.
더민주를 1당으로 만든 "총선 민의가 국회의 원 구성에 반영돼야 한다"는 더민주의 일관된 원칙을 지킨 셈입니다.
문희상·이석현·정세균(이상 6선)·박병석·원혜영(이상 5선) 등 5명의 5∼6선 의원이 의장직에 도전한 당내 상황을 정리하는 데도 숨통을 트게 됐습니다.
의장직을 쟁취한 만큼, 상임위원장 배분에선 '알짜 상임위'를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에 양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옵니다.
또 의원 다수가 도시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를 가진 것 역시 더민주로선 그다지 달갑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조차 합의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양보를 너무 많이 한 것 아니냐고 서운해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3대 핵심 상임위로 꼽았던 법사·운영·예결위 중 하나인 예결위를 확보했다는 점은 성과로 꼽았습니다.
새누리당이 의장직과 함께 양보 의사를 밝혔던 3개의 경제 관련 상임위(기재·정무·예결) 중에서도 더민주가 가장 선호했던 것은 예결위였다는 후문입니다.
우 원내대표는 "이번에 예결위를 확보해 심도 있는 예산 심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남북문제,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등을 쟁점화할 수 있는 외통위, 농해수위, 환경노동위를 확보한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국민의당은 '알짜 상임위'로 꼽히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산업통상자원위를 확보해 비교적 실리를 극대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 타결 직후 기자들에게 "국회부의장 1명과 상임위원장 2명을 가졌으면 잘 된 것 아니냐"라고 되물었습니다.
교문위는 소관 분야가 넓고 현안이 많은 데다 지역 관련 사업예산도 풍부한 편입니다. 산자위 역시 호남 지역의 기업 유치나 개발 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국민의당은 양당 입장을 조율함으로써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여야 후보에 대한 자유투표 제안으로 국면을 전환을 주도했고, 세비 반납으로 여론의 주목도 받았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20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 결과는 새누리당의 상임위원장 '선방',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장 '쟁취'로 요약됩니다.
이런 가운데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실리를 극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법정 시한을 넘기면서 끌어온 원 구성 협상을 새누리당의 전격적인 의장직 양보에 따라 8일 극적으로 타결했습니다.
집권 여당으로서 의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새누리당은 유력 의장 후보인 서청원 의원(8선)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의장직을 더민주에 내어줬습니다.
국가 의전서열 2위이자 입법부의 수장이라는 상징적 자리가 야당에 넘어갔고, 과거 여소야대 구도에서도 의장은 여당이 맡았다는 '관례'에 예외를 남겼습니다.
원 구성을 더 늦추는 게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의 자세가 아니다"는 명분과 극단적으로 여야 표 대결로 흐를 경우 유리하지 않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입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원 구성 합의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 법정 시한에서 하루 이틀 늦었지만, 조기에 타결돼서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의장을 내어주는 대신 국회 활동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상임위원장직 배분에서 어느 정도 반대급부를 챙겼다는 평가입니다.
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운영위원장을 지킨 것은 물론, 야당 몫으로 여겨진 법제사법위원장까지 여당 몫으로 돌린 게 대표적입니다.
운영위는 청와대를 피감 기관으로 하면서 국회 운영 전반을 다룬다는 점에서, 법사위는 각 상임위를 거친 법안들의 '최종 관문'이라는 점에서 핵심 상임위입니다.
새누리당은 또 기획재정위와 정무위 등 경제정책 관련 주요 상임위원장을 '사수'하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도 확보했습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국면에서는 법사·미방위가 중요하고, 기업 구조조정 '돈줄'인 금융을 담당하는 정무위도 지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법사위를 가져오는 대신 외교통일·윤리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더민주에 넘겼습니다.
나라 살림을 정하는 예결위가 야당에 넘어간 건 타격이지만, 국회 선진화법(현행 국회법)의 예산안 자동부의 조항이 있어 예결위의 권한은 예전만큼 크지 않습니다.
더민주의 득실은 쉽게 말하면 새누리당의 득실을 뒤집은 셈이 됩니다. 비록 한 석 차이긴 하지만, 원내 제1당으로서 본회의장 의사봉을 잡겠다는 방침을 관철했습니다.
더민주를 1당으로 만든 "총선 민의가 국회의 원 구성에 반영돼야 한다"는 더민주의 일관된 원칙을 지킨 셈입니다.
문희상·이석현·정세균(이상 6선)·박병석·원혜영(이상 5선) 등 5명의 5∼6선 의원이 의장직에 도전한 당내 상황을 정리하는 데도 숨통을 트게 됐습니다.
의장직을 쟁취한 만큼, 상임위원장 배분에선 '알짜 상임위'를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에 양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옵니다.
또 의원 다수가 도시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를 가진 것 역시 더민주로선 그다지 달갑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조차 합의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양보를 너무 많이 한 것 아니냐고 서운해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3대 핵심 상임위로 꼽았던 법사·운영·예결위 중 하나인 예결위를 확보했다는 점은 성과로 꼽았습니다.
새누리당이 의장직과 함께 양보 의사를 밝혔던 3개의 경제 관련 상임위(기재·정무·예결) 중에서도 더민주가 가장 선호했던 것은 예결위였다는 후문입니다.
우 원내대표는 "이번에 예결위를 확보해 심도 있는 예산 심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남북문제,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등을 쟁점화할 수 있는 외통위, 농해수위, 환경노동위를 확보한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국민의당은 '알짜 상임위'로 꼽히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산업통상자원위를 확보해 비교적 실리를 극대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 타결 직후 기자들에게 "국회부의장 1명과 상임위원장 2명을 가졌으면 잘 된 것 아니냐"라고 되물었습니다.
교문위는 소관 분야가 넓고 현안이 많은 데다 지역 관련 사업예산도 풍부한 편입니다. 산자위 역시 호남 지역의 기업 유치나 개발 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국민의당은 양당 입장을 조율함으로써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여야 후보에 대한 자유투표 제안으로 국면을 전환을 주도했고, 세비 반납으로 여론의 주목도 받았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