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한 달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미국의 고용 쇼크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점이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5.79포인트(1.30%) 오른 2011.63에 마감했다. 지수가 2000선 위쪽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 4월 28일이후 약 한달만이다.
이날 지수는 7.24포인트(0.36%) 오른 1993.08에 출발한 뒤 오전 9시 11분께 처음으로 2000선을 터치했다. 이후 지수는 상승폭을 1%대 까지 넓히면서 추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전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계속 개선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낙관적인 경제 전망에 더욱 초점을 맞추며 투자심리를 회복했다.
전문가들 역시 지난 5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나 이달에는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애초 시장에서 16만명 내외의 증가를 기대했던 5월 미국 신규고용이 쇼크를 기록했다”면서 이에 따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3일 발표된 미국의 5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3만8000명으로 6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미 금리 인상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에 전날 발표된 5월 미국의 고용추세지수(ETI)는 전월 대비 1.3% 하락세를 나타내 최근 노동시장이 추진력을 상실했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녹였지만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 논란과 중국 상장 기업들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 편입으로 수급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국 경제 지표들의 회복 속도도 생각보다 더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 회의에서 당장 금리인상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관건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연준의 가이던스 변경이 있을 것인가에 있다”면서 5월 비농가 취업자수 증가폭 급감이 성명서 문구의 의미 있는 변경을 억제할 요인이긴 하지만, 4.7%의 실업률은 연준 내 매파의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억누를 만한 숫자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6월 FOMC 회의(14~15일) 때까지 국내 시장은 숨죽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이번 주간부터 직접적인 6월 FOMC의 영향권에 진입한다”면서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방어 심리 작동과 함께 추가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 심리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업종이 올랐다. 철강금속은 5% 가까이 올랐고, 의약품, 증권, 종이목재, 건설업,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제조업, 유통업, 운수창고, 기계, 금융업, 은행 등도 1~3%대 강세를 보였다. 반면 섬유의복은 소폭 내렸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37억원, 145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고 개인은 4382억원 순매도 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248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POSCO는 7% 가까이 급등했고 SK하이닉스, 삼성물산, 신한지주, 삼성전자, LG화학 등도 1~4% 올랐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1% 넘게 밀렸고 한국전력도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STX그룹주가 법정관리 검토 소식에 동반 강세를 보였다.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에 이어 STX중공업, STX등 관계사들을 법정관리로 보내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라는 소식에 STX엔진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STX는 8%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상한가를 기록한 태림페이퍼, STX엔진, 이월드 등 3종목을 포함해 506개 종목이 올랐고 307개 종목은 내렸다. 하한가 종목은 없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34포인트(0.48%) 오른 704.77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역시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기록한 가운데 메디톡스는 4% 넘게 올랐고 코데즈컴바인, 파라다이스, 케어젠 등은 2~3% 가량 올랐다. 시총 1위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과 같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