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메트로, ‘퇴직자 채용 의무 조항’ 삭제…낙하산 전면 차단
입력 2016-06-07 14:28  | 수정 2016-06-08 14:38

서울시가 서울메트로 퇴직자 채용을 의무화하는 용역계약 특별 조건을 완전 삭제해 ‘낙하산 채용을 막기로 했다.
앞으로 체결될 계약은 물론 기존의 민간위탁 계약도 마찬가지다. ‘메피아(메트로+마피아)들의 배만 불렸던 불합리한 용역업체 근로조건과 보수 체계도 개선한다.
기존에 추진한 스크린도어 관리 자회사 설립은 ‘직영화에 무게를 두고 원점 재검토한다. 그밖의 서울시 산하 기관 안전업무도 직영화를 대원칙으로 체질을 개선한다.
7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관련 입장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발표에 앞서 박 시장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140만원 월급 중 100만원을 저축하며 기관사의 꿈을 꾸던 청년의 꿈을 지켜주지 못했다. 미처 현장을 살피지 못한 제 불찰과 책임이 크다”며 고인과 유가족, 시민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시민 생명·안전과 관련된 업무에 대해 ‘직영화를 추진한다. 6월말 용역업체 은성PSD와 계약이 끝나면 우선 서울메트로에 스크린도어 자체 관리를 맡기고, 빠른 시일 내에 운영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메트로 24개역 스크린도어를 민간투자 방식으로 관리 중인 유진메트로컴에 대해선 협약 변경 및 업무체계 개선을 통해 장기적으로 사업구조를 뜯어 고칠 방침이다. 유진메트로컴은 22년의 장기계약, 9%대의 높은 수익보장률 등의 조건으로 특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서울시는 스크린도어 전수 조사를 통해 사고가 우려되는 곳을 보수하거나 아예 재시공하기로 했다. 기존의 수동운전 시스템은 자동 시스템으로 조기 교체한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외에도 경정비 업무 등 외주운영 중인 안전 분야에 대해 전수조사도 진행한다. 지하철 양대 공사를 제외한 다른 모든 투자·출연기관의 외주사업도 원칙적으로 신규 외주화를 최소화하고, 기존 외주사업에 대해선 타당성 여부를 분석해 개선 대책을 마련한다.
당초 예고됐던 민관합동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번주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를 조정했던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아 7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진상 조사결과와 함께 ‘지하철 안전종합대책을 발표하고, 10월 ‘중장기 안전과제 혁신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들이 모두 현실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달린다. 지하철 양대 공사를 비롯해 서울시 산하기관들의 외주용역을 직영화하려면 막대한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행정자치부의 지방공기업 인력·숫자에 관한 가이드라인과 관련된 사항이라 협의가 불가피하다. 특히 장기계약이 체결된 유진메트로컴의 경우 직영화는 물론 기존 계약내용을 바꾸는 재구조화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피아 대책도 신규 유입만 막을 뿐, 이미 용역업체로 이직해 있는 메트로 출신을 어떻게 할 것인지 불분명하다. 민간 용역업체의 임금·작업 조건을 서울시가 직접 나서서 조정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일단 서울시는 정년 퇴직 등을 통한 자연적 감소를 기대하며 자회사·직영화 추진 과정에서 손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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