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성추행’ 감사관으로 보냈더니 강제추행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현)는 지난해 서울의 한 공립고에서 발생한 연쇄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면서 여성 장학사를 추행한 혐의(강제추행) 등으로 전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김 모씨(53)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김씨는 당시 50대 남자 교사 4명이 같은 학교 여성 학생·교사를 상대로 저지른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면서 술을 마신 채 피해자를 면담하거나 직원들에게 폭언했다는 사실이 감사원 조사에서 확인돼 지난 4월 말 교육청에서도 해임됐다.
김씨는 지난해 7월 말 사건에 연루된 여성 교사들과의 면담을 앞두고 시교육청 감사관실 부근 복도에서 장학사 A씨의 손을 더듬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자리를 피하자 다음날 다시 A씨를 불러 소리를 지르고 팔 비틀어 잡아끈 혐의(폭행)도 받고 있다.
당시 김씨는 사건을 담당한 감사팀장과 여성 직원이 면담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다며 복도에서 큰 소리로 이들을 찾았다. A씨가 감사관실에 교사들이 있으니 조용히 하라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입에 갖다대자, 김씨는 감사팀장이 직원을 성추행 하러 갔나”라고 말하며 A씨의 손을 붙잡고 더듬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린 혐의(명예훼손)도 적용됐다. 그는 강제추행 혐의 등이 외부에 알려진 지난해 8월 기자회견을 열어 A씨를 성추행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다. 오히려 A씨는 공립고 사건 가해 교사와의 친분 때문에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김씨의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