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지금은 1.5의 kt, 위기 속에서 정조준하는 진짜 ‘1군’
입력 2016-06-07 07:08 
전민수(왼쪽), 김동명 등 2군에서 ‘때’를 기다리고만 있던 선수들이 1군 무대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 선발 라인업은 부상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1.5군급이 됐다. 시즌 전 구상했던 베스트 라인업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강팀이 되기를 꿈꾼다. 지금 이 순간이 백업 선수들에게는 둘도 없는 기회다.
kt의 가장 마지막 경기 선발 라인업을 보면 오히려 지난해 이맘때보다 낯선 이름들이 더 많다. 지난 5일 수원 LG전 선발 라인업은 이대형(중견수)-유민상(1루수)-앤디 마르테(3루수)-박경수(2루수)-전민수(우익수)-김동명(지명타자)-오정복(좌익수)-이해창(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꾸려졌다. 1년 전 같은 날 선발 라인업은 이대형(중견수)-하준호(우익수)-앤디 마르테(지명타자)-댄 블랙(1루수)-김상현(좌익수)-장성우(포수)-박경수(2루수)-문상철(3루수)-박기혁(유격수)이었다.
구상과 가장 달라진 쪽은 클린업 트리오다. 조범현 감독은 시즌 전부터 마르테, 유한준, 김상현의 클린업 트리오에, 이 앞뒤를 이진영이 받치는 역할을 했을 때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마르테는 지난해보다 타율이 떨어져있고 여기에 유한준, 김상현, 이진영 등의 베테랑들은 각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서 제외돼 있다.
앓는 소리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주축 선수들이 빠져도 시계는 돌아가고, 경기는 진행된다. 어느덧 10위 한화의 승차가 2경기로 줄었다. 물론, 5위 SK와의 승차도 2경기. 처지지만 않으면 반격의 기회는 언제든 잡을 수 있다.
조 감독은 유한준이 부상 낙마한 후 중심 선수 한 명이 없다고 전체적으로 다운되면 안 된다. 팀으로는 100% 전력 손실이지만, 그 안에서 새롭게 나타날 선수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kt는 지난 시즌부터 투수-야수에 다른 방향성을 보여 왔다. 투수 쪽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육성이 전면적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야수 쪽에서는 2차 드래프트,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전력감을 꾸준히 수집했다. 마운드에는 kt 자체적으로 픽한 선수들이 기회를 얻었지만, 베테랑 선수들이 즐비했던 타선에서는 팀의 자체 기대주들이 포지션 중복 등으로 기회를 얻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문이 활짝 열리면서 백업 선수들의 의욕도 한층 더 강해졌다. 선수들은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설 수 있을 때 확실히 눈도장을 받으려 한다. 익산(2군) 대신 수원(1군)에 붙어 있겠다”는 각오는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난다.
유한준의 대체자로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했던 전민수는 조금씩 제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고, 트레이드 전까지 1군 출전 자체가 어려웠던 유민상은 클린업 트리오에 포진해 공격력 강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 퓨처스리그 시절 김사연과 함께 강타선을 만들었던 김동명도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내며 존재를 알렸다. 여기에 김민혁, 배병옥 등의 젊은 외야 자원에게도 출전 기회가 돌아가고 있다.
현재 ‘1.5군 라인업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는 ‘1군 라인업을 구성해야 하는 선수들이다. 위기가 언제나 위기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chqkqk@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