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출자 지분도 주식처럼 사고판다

사모투자펀드(PEF) 출자자(LP) 지분을 사고파는 펀드가 본격적으로 등장해 급전이 필요한 PEF 투자기관들이 펀드 만기 전에도 투자금을 자유롭게 회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PEF 지분을 일반 주식처럼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것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내 성장사다리펀드 운용 사무국이 독립해 탄생한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오는 15일 공식 출범에 맞춰 LP 지분 유동화 펀드에 9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하고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를 낼 예정이다. 위탁운용사는 한국성장금융 출자금에 자체 조달자금 900억원 이상을 매칭할 계획이어서 총 펀드 규모는 최소 1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한국성장금융이 조성할 LP 지분 유동화 펀드는 PEF에 투자한 기업·기관투자가의 PEF 지분을 되사는 펀드다. 투자자가 PEF에 자금을 출자할 경우 펀드 청산 이전에는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LP 지분 유동화 펀드가 출범하면 PEF 투자자 지분을 중간에 되사줘 급전이 필요한 PEF 투자자가 현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대표 사례다. 최근 구조조정에 들어간 대우조선해양은 2012년 '도미누스-네오스타전략성장PEF'에 317억원을 출자했지만 현재로선 펀드 만기 이전까지 해당 자금을 회수해 유동성을 확보할 방안이 막막하다. LP 지분 유동화 펀드가 본격 출범하면 대우조선해양의 해당 PEF 출자 지분을 사들여 이런 문제점이 해소된다.
■<용어설명>
▷LP 지분 유동화 펀드 : PEF 투자자는 투자금을 PEF 청산 이전까지 돌려받을 수 없어 자금이 묶인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PEF 투자자로부터 펀드 지분을 되사들여 자금 조기 회수를 도와주는 대가로 PEF 청산 시점에 추가 이익을 얻는 펀드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