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는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하녀 숙희(김태리)의 사랑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작품이다. 전체를 관통하는 소재다. '동성애'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둘의 관계를 이상한 시각으로 보는 건 자유지만, 사랑이라는 복잡미묘한 감정만을 따로 떼어놓고 초점 맞췄을 때 둘은 절절하고 격렬한 사랑을 나눈다.
박 감독의 전작보다 수위가 세지 않다고 하는 이도 있지만, 이 역시 관객들의 판단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 박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박 감독은 "정사신의 노출 수위는 사람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일부러 조절을 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평상시 영화를 만들 때처럼 자신의 생각에 맞게, 전개에 필요한 설정으로 필요한 부분만 따냈다. 나름의 전략과 계산이 있다.
박 감독은 "정사신 촬영 비결이라고 할 건 없다"고 했다. 다만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건, "베드신은 일단 현장에서 빨리 찍는다. 빨리 해치워야 하는 장면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도 한 번 해볼까, 저렇게도 해볼까'라는 짓을 하면 안 된다. 정말 꼭 편집해서 쓸 것을 건지면 바로 넘어가야 한다. 배우들은 정신적으로도 힘들지만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금방 지친다. 최소한의 스태프로, 환경도 편안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박 감독은 "마이크는 들어가야 하니 붐맨도 여자로 따로 고용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사실 두 사람의 정사 장면이 나오면 남자 스태프들은 좋아했다. 밖에 나가 축구를 했으니까"라고 웃었다.
박 감독은 철저히 준비했다. 그는 "콘티를 철저하게 그려넣고, 리허설도 한다. 영화에 어느 선까지 몸이 나와야 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또 이런 자세가 가능할까도 고민했다"며 "프로페셔널끼리의 일이니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짚었다. 앞서 김민희나 김태리도 인터뷰에서 정사신의 부담을 털어놓으면서도 "합이 이미 짜여져 있었기에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박 감독은 아울러 "좋은 와인도 준비하고, 좋은 향이 나도록 편안하게 대기실을 준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여배우들을 배려하는 감독의 마음 씀씀이가 느껴지는 '준비 태세'다.
박 감독은 정사신을 비난하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주관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
"나는 이야기가 어떤 줄거리이고 소재냐에 따라서 달려간다. 이 영화는 뭐니뭐니해도 사랑이 중요했다. 하녀와 아가씨의 정사신은 나름대로 여성끼리의 사랑을 배려하고, 서로의 즐거움에 노력하도록 표현을 했다. 격렬하게 달려가는 것과 반대점에서 대화하듯 친밀감을 표현했다. 마지막 정사 장면은 억압이나 공포에서 벗어났기에 눈치 보는 것 없이 두 사람이 순수한 쾌락을 즐겼으면 했다."
아가씨가 호텔 방에서 와인을 마시며 백작(하정우)과 벌이는 장면도 그의 말을 뒷받침하는 좋은 예다. 관객들의 기대(?)와 달리 김민희의 노출은 없다. 박 감독은 "에로틱한 장면도 아니고, 사랑을 나누는 관계가 아닌 장면이기에 노출은 필요 없었다"고 전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6일까지 18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jeigun@mk.co.kr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는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하녀 숙희(김태리)의 사랑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작품이다. 전체를 관통하는 소재다. '동성애'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둘의 관계를 이상한 시각으로 보는 건 자유지만, 사랑이라는 복잡미묘한 감정만을 따로 떼어놓고 초점 맞췄을 때 둘은 절절하고 격렬한 사랑을 나눈다.
박 감독의 전작보다 수위가 세지 않다고 하는 이도 있지만, 이 역시 관객들의 판단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 박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박 감독은 "정사신의 노출 수위는 사람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일부러 조절을 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평상시 영화를 만들 때처럼 자신의 생각에 맞게, 전개에 필요한 설정으로 필요한 부분만 따냈다. 나름의 전략과 계산이 있다.
박 감독은 "정사신 촬영 비결이라고 할 건 없다"고 했다. 다만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건, "베드신은 일단 현장에서 빨리 찍는다. 빨리 해치워야 하는 장면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도 한 번 해볼까, 저렇게도 해볼까'라는 짓을 하면 안 된다. 정말 꼭 편집해서 쓸 것을 건지면 바로 넘어가야 한다. 배우들은 정신적으로도 힘들지만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금방 지친다. 최소한의 스태프로, 환경도 편안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박 감독은 "마이크는 들어가야 하니 붐맨도 여자로 따로 고용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사실 두 사람의 정사 장면이 나오면 남자 스태프들은 좋아했다. 밖에 나가 축구를 했으니까"라고 웃었다.
박 감독은 철저히 준비했다. 그는 "콘티를 철저하게 그려넣고, 리허설도 한다. 영화에 어느 선까지 몸이 나와야 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또 이런 자세가 가능할까도 고민했다"며 "프로페셔널끼리의 일이니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짚었다. 앞서 김민희나 김태리도 인터뷰에서 정사신의 부담을 털어놓으면서도 "합이 이미 짜여져 있었기에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박 감독은 아울러 "좋은 와인도 준비하고, 좋은 향이 나도록 편안하게 대기실을 준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여배우들을 배려하는 감독의 마음 씀씀이가 느껴지는 '준비 태세'다.
박 감독은 정사신을 비난하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주관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
"나는 이야기가 어떤 줄거리이고 소재냐에 따라서 달려간다. 이 영화는 뭐니뭐니해도 사랑이 중요했다. 하녀와 아가씨의 정사신은 나름대로 여성끼리의 사랑을 배려하고, 서로의 즐거움에 노력하도록 표현을 했다. 격렬하게 달려가는 것과 반대점에서 대화하듯 친밀감을 표현했다. 마지막 정사 장면은 억압이나 공포에서 벗어났기에 눈치 보는 것 없이 두 사람이 순수한 쾌락을 즐겼으면 했다."
아가씨가 호텔 방에서 와인을 마시며 백작(하정우)과 벌이는 장면도 그의 말을 뒷받침하는 좋은 예다. 관객들의 기대(?)와 달리 김민희의 노출은 없다. 박 감독은 "에로틱한 장면도 아니고, 사랑을 나누는 관계가 아닌 장면이기에 노출은 필요 없었다"고 전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6일까지 18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