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두번째 거짓말` 진경준 전 검사장 어디까지 가나?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각해 126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진경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49·사법연수원 21기·검사장)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민일영·이하 윤리위)에 주식 취득 자금을 해명하면서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윤리위가 지난 달 17일 법무부에 그에 대한 징계 의결을 요구하면서 주식 취득 자금에 관한 일부 사항에 대해 사실과 부합하지 않게 소명한 점이 확인됐다”고 밝힌 것도 진 검사장이 거짓말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법무부와 대검찰청, 윤리위, 넥슨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주식 취득 자금 출처에 대해 애초 내 돈으로 샀다”고 주장한 뒤 윤리위 조사 과정에서 장모 돈을 빌려 샀다”고 해명했지만 윤리위 최종 확인 결과 주식 취득 자금은 넥슨이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애초 주식 취득 자금 출처를 속였을 뿐 아니라 특히 지난달 초 윤리위의 소명 요구에 대해 거짓 해명을 한 것이다. 넥슨도 비정상적인 자사 주식 거래로 논란을 키워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자초하게 됐다. 넥슨도 지난 4일 2005년 6월 진 검사장 등 4명의 주식 매수자들에게 4억2500만원을 대여했다”며 그에게 돈 빌려준 사실을 시인했다.
윤리위는 지난달 17일 법무부에 진 검사장의 징계 의결을 요구하기에 앞서 2005년 6월 넥슨 측으로부터 (진 검사장) 금융계좌로 4억2500만 원을 송금받아 넥슨 주주였던 이모 씨에게서 넥슨 주식 1만 주를 매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진 검사장은 4월 초 윤리위가 관련 조사에 착수하면서 소명을 요구했을 당시엔 장모 돈을 빌려 주식을 샀다”고 답변했다. 지난 3월 말 논란이 불거졌을 때에는 주식 매입 자금은 애초 제가 갖고 있던 돈이었고 컨설팅 업체에서 일하던 대학 친구가 권유해 투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진 검사장이 이처럼 윤리위에 거짓 해명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법무부의 징계도 가능해졌다. 애초 진 검사장의 주식 취득 및 시세 차익 실현은 징계 시효 및 공소시효가 모두 지나 징계와 수사가 불가능할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와 함께 진 검사장이 또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검찰 수사와 법무부 징계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비위를 저지른 검사의 징계는 검사징계법에 따라 대검 감찰위원회를 거쳐 검찰총장이 법무부에 청구한다.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최종적으로 의결한다. 징계 사실은 관보에 게재될 때 공개되는 게 원칙이다.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심우정)는 지난 4월 중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고발된 진 검사장 사건을 배당 받아 현재 고발인 조사까지 마쳤다. 진 검사장의 거듭된 거짓말 탓에 김정주 NXC 회장(48) 소환 조사 등 적극적인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하게 됐다. 진 검사장과 김 회장과의 유착 관계가 국민적 의혹으로 떠올랐고 진 검사장이 또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법무·검찰 안에서도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법무부과 검찰 관계자들은 모두 고위 공직자인 검사장이 이렇게까지 거짓말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법무부와 검찰 조직 전체의 신뢰에 금이 갔다”는 반응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공소시효가 지났다 해도 다른 의혹이 없는지 등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히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김세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