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의 한 화학공장에서 잇따라 불산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5일 금산경찰서와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6시 35분께 충남 금산군 군북면 조정리 반도체용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램테크놀러지에서 불산과 물 400㎏이 유출됐습니다. 이 가운데 불산(순도 49∼55%)의 양은 100㎏으로 확인됐습니다.
불산이 유출되자 인근에 악취가 퍼졌고, 공장 500m 이내에 거주하는 마을 주민 100여명이 초등학교 체육관으로 대피했습니다.
공장 관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 등은 오후 7시 20분께 불산 중화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화학물질안전원 등이 불산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자정께 일부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재까지 큰 인명피해는 없지만, 일부 주민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 공장에서 불산 유출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4년 8월 불산 3∼7㎏이 유출돼 공장 근로자 4명과 인근 주민 3명이 구토와 어지럼증 증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2013년 7월과 1월에도 불산이 유출되면서 마을 하천 물고기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고, 나무가 고사됐습니다.
참다못한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공장 앞에서 항의 집회를 벌였고, 공장 측은 불산을 취급하는 공정에 대해서는 2018년 이전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또 같은 사고가 나면서 주민들은 관리 당국에 강력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성난 주민들은 환경 당국의 적극적인 조치 없이는 귀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황규식 군북면 조정리 이장은 "지난 사고가 났을 때 정부가 안전하게 관리를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다시 불산이 유출돼 이제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다"며 "지난 19일 바로 이곳에서 화학물질 대처 훈련을 해놓고서 환경 당국은 사고 발생 2시간이 지난 뒤 와서 불산 농도를 측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주민들이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또 사고가 날까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 대책은 더는 믿을 수가 없고, 공장 폐쇄만이 해결책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