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샌더스 선거캠프 후원금…소액기부자 29%가 무직자
입력 2016-06-04 18:08 
사진=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에게 평균 27달러(약 3만 원)의 정치후원금을 기부한 사람 4명 가운데 1명이 실업자·은퇴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3일(현지시간) 연방선거관리위원회와 샌더스 선거캠프의 풀뿌리 모금창구인 '액트블루'(ActBlue.com)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소액 기부한 700만 명을 직업별로 분석한 결과 전체의 28.6%가 실업자·은퇴자를 포함해 현재 직업을 갖고 있지 않은 무직자였다고 LAT는 밝혔습니다.

이어 의료계 7.4%, 교육계 7.2%, IT·기술 계통 5.1%, 예술·엔터테인먼트계 4.4%, 건설업계 3.5%, 법조계 2.6% 순이었습니다.


실업자·은퇴자를 포함해 무직자들이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내는 이유는 그가 내세우고 있는 정책 비전 때문입니다.

샌더스의 대표 공약인 ▲소득과 부의 불평등 해소 ▲월스트리트 개혁 ▲공립대학 무상교육 ▲전 국민 의료보험 시스템 ▲최소임금 15달러 등에 희망을 걸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1회성이 아닌 여러 차례 기부한다는 점이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평균 3차례에 걸쳐 96달러를 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00차례 이상 소액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는 열성적 지지자들도 있다. 로스앤젤레스(LA) 인근 그라나다 힐스에 사는 코니 카즈머(60)처럼 100차례 이상 2천200달러를 기부한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지역별로는 진보 성향이 강한 미국 동부 뉴잉글랜드 지역과 캘리포니아 주, 워싱턴·오리건 주 등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서 소액 후원금이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샌더스 상원의원의 고향인 버몬트 주와 워싱턴DC, 워싱턴 주에서 소액 후원금을 가장 많이 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텍사스 주 오스틴과 뉴멕시코 주 산타페를 제외하고 공화당 우세 지역인 남부와 중서부, 동남부 지역에서는 실적이 저조했습니다.

특히, 샌더스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개혁 1호'로 지목한 월스트리트에서 나온 정치 후원금은 전체의 2%에 그쳤습니다.

실제로 샌더스 상원의원은 '27달러 소액 기부' 캠페인을 내세워 지난 4월말 까지 모두 2억900만 달러(약 2천479억 원)를 모으는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여기에는 샌더스 선거캠프에 직접 기부하거나 '액트블루'를 통해 기부하는 사람들은 제외됐습니다. 이들이 낸 정치후원금은 전체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샌더스 상원의원의 정치후원금 총액은 '라이벌'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같은 기간 개인으로부터 거둬들인 정치후원금 1억9천만 달러(2천253억 원)를 훨씬 웃돈 액수라고 LAT는 전했습니다.

샌더스 상원의원이 일으킨 '27달러의 기적'은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서민들의 '십시일반 모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LAT는 덧붙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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