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은 얼굴 공개·강남역은 비공개, 왜?

【 앵커멘트 】
그런데 또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같은 정신질환이 있었는데도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은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김학봉은 달랐습니다.
그 이유는 뭔지 안보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아내를 죽인 김하일,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했던 오원춘, 토막살인범 조성호.

카메라 앞에선 흉악범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조성호 / 토막살인범
- "고개 들고 피해자 가족한테 한 말씀 하시죠."
- "죄송합니다."

하지만 김학봉은 고개를 똑바로 들고, 전혀 표정의 변화 없이 당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크게 죄책감을 느끼는 표정은 아니었고요. 상당 부분 무표정한 태도였고. 조현병 같은 경우에는 정서적인 표현이 좀 어려운…."

경찰은 김학봉의 이런 정신질환보다 재범의 우려가 큰 점을 감안해 얼굴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은 달랐습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재범의 우려보다는 '조현병'에 무게를 둬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경찰관계자
- "개인의 특이한 사정(조현병)으로 일어난 범행이기 때문에 범죄예방이나 재발방지 이런 공익적인 이익이 크지 않다…."

피의자의 얼굴공개 여부는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각 경찰서의 판단에 따라 결정됩니다.

결국, 전적으로 수사기관이 결정하는 만큼 그 기준이 모호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