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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6월 첫 승, ‘하위타선’이 일냈다
입력 2016-06-01 21:31 
넥센의 김지수는 시즌 2번째 선발 출전한 1일 고척 삼성전에서 승부처마다 타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기회를 주면서 승리도 해야 한다.” 6월의 첫 날, 염경엽 넥센 감독의 출사표였다.
전날 9안타 4볼넷에도 1득점에 그치며 추격전에 실패한 넥센은 다소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좌투수 차우찬(삼성)을 대비해 우타자만 8명을 배치했다. 좌타자는 주장 서건창뿐이었다. 좌타자인 대니 돈, 고종욱, 임병욱, 박정음이 선발 라인업서 제외됐다. 채태인은 전날 1군 엔트리서 빠졌다.
단순히 우타자 일색만이 아니다. 백업 선수들을 배치했다. 7번 강지광-8번 홍성갑-9번 김지수는 주전이 아니다. 이미 2군 생활도 경험했다.
전날 1군 호출을 받은 강지광은 시즌 첫 선발 출전. 김지수도 선발 라인업 포함이 시즌 두 번째. 지난 4월 19일 문학 SK전 이후 43일 만이다. 홍성갑은 셋 중 가장 많은 23경기를 뛰었으나 대타로 더 많이 활용됐다. 이번 경기가 시즌 3번째였다.
출전 기회가 많았던 이들이 다 함께 선발로 뛴 날이 흔할 리 없다. 이번 삼성전이 동시 첫 선발 출전이다.
강지광은 어젠 2군 경기를 다 뛴 뒤에야 1군 등록 소식을 접했다. 부랴부랴 이동하느라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5월 31일 1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 오늘은 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지광의 각오대로 이들이 일을 냈다.
넥센은 이틀 연속 시작부터 끌려갔다. 또 홈런 악몽. 어제는 이승엽-조동찬이, 오늘은 이승엽-최형우가 고척돔 외야석으로 공을 날렸다. 2점을 내주며 시작했다. 그러나 전날과 다른 게 있다면, 추격하는 넥센은 적시타를 쳤다는 것이다.

금세 동점을 만들었다. 1회 이택근의 홈런으로 1점을 뽑더니 2회 다시 1점을 얻었다. 2사 1,2루서 김지수가 차우찬의 속구를 통타, 우전안타로 김민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넥센은 4회 박주현이 2루타 2개와 희생타 1개를 허용하며 3번째 실점을 했다. 그렇지만 열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에는 동점이 아니라 역전이었다.
그 중심에 강지광-홍성갑-김지수의 하위타선이 있었다. 1사 후 강지광이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걸어 나가자, 홍성갑이 차우찬의 초구를 때려 가운데 외야 펜스를 맞추는 3루타로 연결했다. 강지광의 3-3 동점 득점.
이어 김지수가 차우찬의 낮은 공을 힘껏 치며 중견수에게 타구를 보냈다. 홍성갑이 홈으로 달려가기에 충분했다. 김지수의 역전 타점 및 홍성갑의 역전 득점. 하위타선이 지핀 불씨를 상위타선이 키웠다. 서건창의 3루타-이택근의 볼넷-김하성의 안타로 1점을 더 보태며 스코어를 5-3으로 벌렸다.
넥센은 삼성의 추격에 1점차까지 쫓겼으나 다시 성큼 달아났다. 그 출발은 또 하위타선. 6회부터 홍성갑을 대신해 투입된 임병욱은 8회 선두타자로 나가 볼넷을 얻었다. 그리고 이흥련의 포일로 한 베이스를 진루하더니 김지수의 번트에 3루까지 안착했다.
넥센은 1일 고척 삼성전에서 2-3으로 뒤진 4회 3득점을 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 출발점이 풀카운트 끝에 얻은 강지광(사진)의 볼넷이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그의 빠른 발이 빛난 순간. 이흥련이 재빠르게 3루에 공을 던졌으나 임병욱이 더 빨랐다. 무사 1,3루서 넥센은 서건창이 적시타를 때려 점수차를 벌렸다. 마지막 한 번의 공격만 남겨놓은 삼성에게 1점차와 2점차의 압박감은 컸다.
최근 타격감이 떨어졌던 넥센 타선인데, 6월이 되자 회복될 조짐이다. 안타 11개를 때렸으며, 응집력도 눈에 띄었다. 점수를 뽑아야 할 때 확실히 뽑았다. 하위타선의 새 조합이 일을 냈다. 강지광은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홍성갑은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김지수는 2타수 1안타 2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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