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팔 수 있는 건 다 판다…유통 포탈 노리는 11번가
입력 2016-06-01 17:00 
이천 물류센터 내부

오픈마켓 11번가가 백화점, 대형마트, 소셜커머스를 아우르는 유통 포털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은 1일 제조사는 물론 백화점 같은 유통업체와의 협업을 늘려 단순 오픈마켓이 아닌 유통 포털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11번가는 최근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백화점, AK플라자, 아이파크, 대구백화점 등 7개 백화점과 손잡으면서 올해 들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50% 뛰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쇼킹딜을 통해 대형 유통사의 핫딜만을 모아 판매하면서 효과를 봤다.
대형 유통사 뿐만 아니다. 소셜커머스인 티켓몬스터와도 제휴해 티몬 내 지역상품을 판매하고 O2O(Online to Offline) 포탈인 생활플러스를 신설하면서 관련 매출이 매달 80%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O2O 큐레이션 정기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단독상품도 늘리고 있다. 중소업체와의 협업으로 ‘반값 TV같은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보였던 11번가는 올해 1분기에만 롯데제과, CJ제일제당, 동원F&B, 풀무원, 동서식품, 남양유업, 매일유업, 한샘 등 15개 업체와 JBP(Joint Business Plan)를 체결하며 신제품을 먼저 선보이거나 단독 판매상품을 늘리는 차별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롯데제과 전용관에서 단독 기획 상품을 판매하면서 지난 1분기 11번가 내 롯데제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6% 급증했고, 11번가와 통조림과 만두같은 상품을 내놓은 동원 F&B도 같은 기간 896% 신장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 안에 50여개 제조사와 JBP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유통업계의 치열한 최저가 경쟁 속에서 제조사와 함께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을 계속 세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은 앞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계획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0년까지 거래액을 12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롯데, 신세계에 이어 국내 3위 종합유통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이에따라 모바일 시장 비중이 중요해졌다. 올해 온라인쇼핑에서 모바일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51.6%로, PC쇼핑을 뛰어남은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닐슨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11번가의 월평균 UV는 818만명으로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업체를 모두 앞질렀다. 오아정 SK플래닛 인터넷마케팅팀장은 모바일 쇼핑 UV가 늘어나는 현상은 그만큼 충성도 높은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난해까지 소셜커머스 업체가 앞섰는데 11번가가 모바일 특화 상품을 늘리면서 락인(Lock-In) 효과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SK텔레콤과의 제휴로 모바일 11번가 내에서는 트래픽 부담없이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의 체류시간 역시 경쟁사 대비 3배 가까이 높아 모바일쇼핑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평가다.
직매입 사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4월 초 경기도 이천에 전용 물류센터를 열고 같은 달 중순부터 마트 제품군 600여 가지를 모은 ‘11번가 직영몰을 오픈한 11번가는 최근 고객서비스 강화를 위한 QC(Quality Control)팀을 신설하는 등 직매입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문한 상품을 모아 한 번에 배송하는 ‘합포장 서비스는 월 40만건이 가능하다. 11번가 관계자는 앞으로 판매자도 물류센터에 상품을 위탁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판매자·제조사·유통사·IT·물류를 아우르는 유통 허브이자 포탈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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